스타벅스가 발행한 NFT인 ‘스타벅스 오디세이’는 성공적 프로젝트로 꼽힌다. 전세계 각국에서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스타벅스의 웹3 시장 진출인 만큼 국내외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열기를 방증하듯 지난 11일 에반 로즌 스타벅스 인공지능 및 신흥기술 책임자는 직접 서울을 방문했다. 크로스앵글이 주최한 어돕션 2023 행사에 연사로 나선 것이다. 발표 내용은 커뮤니티의 중요성, 타깃 고객 설정의 필요성 등 원론적 내용 위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다.
① 제3의 공간
스타벅스는 예전부터 제3의 공간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집과 직장 사이 중간지대 역할을 스타벅스가 하겠다는 것이다. NFT를 활용해 이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로즌 책임자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면서 “커피숍을 방문하며 물리적, 지리적 사회와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가족, 직장 등 단체보다는 비교적 느슨한 커뮤니티를 NFT로 결속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타벅스 신메뉴를 시험해보기 좋아하는 커뮤니티, 혹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스타벅스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들의 커뮤니티, 자몽허니블랙티를 즐기는 커뮤니티 등 다양한 특성이 반영된 NFT로 연결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소속된 여러 커뮤니티 중 스타벅스는 느슨한 커뮤니티로서 제3의 공간 역할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② 맞춤형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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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에 대한 설명에 앞서 로즌 책임자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앞으로는 개인 별로 맞춤형 광고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는 길거리 대형 전광판에 나오는 광고를 모두가 같이 보고 있다. 그런데 가까운 미래에는 같은 전광판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광고가 게시될 수 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미래가 NFT와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NFT는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유용하다. 민트 초코 맛을 싫어하는 고객에게 민트 초코 신메뉴를 홍보하는 건 효과적 마케팅이 아니다. 만약 고객이 보유한 NFT를 통해 이러한 인사이트를 포착할 수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취향은 물론이고 해당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매장 등 다양한 정보를 NFT를 통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③ 수익 창출
로즌 책임자는 ‘프로핏(Profit)’이라는 단어를 꽤 여러 차례 언급했다. 기업을 위한 수익 창출 분 아니라 다양한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문제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물론 여기서 초점은 ‘기업을 위한 수익 창출’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견고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굿즈를 내놓고 있다. 이 굿즈가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리세일되는 경우도 많다. 기존에는 굿즈가 리세일될 때 스타벅스가 가져가는 수익이 없었다. 그러나 NFT를 발행하면 2차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수익을 챙길 수 있다. NFT 제작에 기여한 아티스트, 혹은 지역사회, 그리고 스타벅스도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하지 않으면 스타벅스 오디세이를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국내에서도 손쉽게 거래가 가능해지게 된다면,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좀더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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