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2일 ‘에너지의 날’을 앞두고 친환경 에너지원인 태양전지의 유기 전자재료 개발에 힘써온 김윤희 경상국립대 화학과 교수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8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김 교수는 고효율·고안정성의 유기 반도체 소재 원천 기술을 개발한 공을 평가받았다. 유기 태양전지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유연한 차세대 전자소자의 상용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태양전지는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반도체 소자다. 빛이 비치는 곳 어디서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유기 태양전지의 경우 유연하고 투명한 기판에도 제조가 가능하다. 가볍고 휴대가 편리해 유비쿼터스 환경과 유연 전자기기에 적합한 전력 공급원으로 주목받는다.
태양빛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높은 광전변환 효율과 장기 안정성은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의 기본 조건이다. 최근 유기 태양전지는 높은 광흡수 능력과 빠른 전하이동도를 확보해 전력 변환 효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박막의 장기 안정성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유기 태양전지의 광활성층은 태양빛을 받아 전자를 만들어 보내는 전자주게(Donor) 물질과 전자주게에서 전자를 받는 전자받게(Acceptor) 물질로 구성된다. 기존 저분자 전자받게는 효율은 높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성이 감소했으며 고분자 전자받게는 박막 안정성은 우수하나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김 교수 연구팀은 전자주게 고분자의 일부와 저분자 전자받게 사이를 연결하는 새로운 이량체 비풀러렌계 소재를 설계·합성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일정한 분자량을 갖는 단분자 소재의 장점과 박막 특성이 안정적인 고분자 소재의 장점을 모두 살린 이량체 비풀러렌계 소재를 기반으로 고효율·고안정성 유기 태양전지 소자도 개발했다. 이 소자는 18% 이상의 높은 광전변환 효율과 6000시간 이상의 수명 안정성을 유지해 유기 박막 태양전지의 실질적인 실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기 반도체 소재를 개발해 유기 태양전지 광활성층에 사용함으로써 태양전지의 효율과 수명을 함께 높인 것이다.
특히 새로운 소재 개발 전략을 통해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 가능성을 높인 점이 주목된다. 연구팀은 나아가 OLED 소자의 난제로 꼽히는 청색 발광 소자의 색순도 효율과 안정성 향상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기적인 안정성과 고효율의 기계적·전기적 특성을 모두 갖는 이합체 전자받게 소재 개발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열전소자·이미지센서에 활용될 수 있는 유기 반도체 소재 개발로 연구 범위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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