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은 뷰티·패션·건강기능식품 등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글로벌 기업이다. 2014년 ‘에이프릴스킨’을 론칭하며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는 메디큐브·널디·포토그레이 등 총 6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설립 1년 만에 1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18년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의 인기에 힘입어 397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스케일업에 성공했다. 올 6월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 에이피알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대중성·기술력 통해 뷰티 테크 분야 선도
김병훈(사진) 에이피알 대표는 2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급성장의 비결을 “시장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흐름을 따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기존에 성공한 사업만을 고집하다가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하는 기업이 많다”며 “빠른 속도로 변하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가격이든 제품이든 기술이든 확실하게 차별화된 요소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은 2021년 5월 자사 브랜드 ‘메디큐브’ 안에 홈 뷰티 디바이스 라인 ‘에이지알’을 론칭하며 뷰티 테크 기업으로 도약했다. 에이지알은 ‘소수만 누리던 클리닉 서비스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전문 클리닉에서만 받을 수 있었던 미용 관리를 전문가의 도움 없이 집에서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김 대표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진행 속도가 빨라지며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치가 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고민했다”며 “뷰티 디바이스 분야가 그런 영역 중 하나라고 판단해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작부터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지알 이전에도 다양한 뷰티케어 제품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런 시장에서 에이지알은 어떤 승부수를 던졌을까. 김 대표는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뷰티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 ‘대중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잡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도 뷰티 디바이스 사업을 전개했던 기업들이 있었지만 애플 ‘아이폰’처럼 두 가지를 모두 확보한 ‘퍼스트 무버’는 없었다. 김 대표는 “다른 회사의 제품들은 사람들의 삶에 침투할 수 있는 대중적인 가격대도 아니었고, 기능적인 부분도 부족했다”며 “제품 가격을 낮추면서도 소비자가 바로 사용 효과를 느낄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에이피알은 이같은 차별화를 현실화하기 위해 올 1월 자체 연구개발센터인 ‘에이피알 디바이스 센터’(ADC)를 설립했다. 적극적인 기술개발(R&D)를 통해 뷰티 디바이스의 핵심 기술과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서울 금천구의 자체 생산시설인 ‘에이피알 팩토리’를 공개했다. 제품 기획부터 연구, 생산, 유통으로 이어지는 뷰티 디바이스 사업의 밸류 체인을 완성한 것이다. 김 대표는 “시장 진출 초기부터 대중성과 기술력을 높여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며 “ADC에서 전문 연구원들과 협력해 기술 우위를 차지하는 한편 자체 생산시설을 통해 소비자가를 낮추면서도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유니콘 기업’ 등극…내년 상반기 IPO 목표
올해로 출시 2주년을 맞은 에이지알은 5월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 대 이상을 달성했고, 매출은 1900억 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성공을 기반으로 에이피알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77억 원, 392억 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매출액 1222억 원, 영업이익 232억 원을 달성하며 꾸준히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에이피알은 내년 상반기 IPO에 도전한다. 올 상반기에는 두 차례 프리IPO 투자 유치를 성공하며 총 9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6월에 진행된 투자에서는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김 대표는 “올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 사이에 상장 예비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상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상장 자체가 에이피알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라며 “상장 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뷰티 테크 분야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10명 중 5명이 아는 글로벌 뷰티 테크 기업으로 성장
에이피알의 비전은 전 세계적으로 큰 임팩트를 주는 글로벌 뷰티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해외에서 10명에게 에이피알을 아냐고 물었을 때 절반 이상이 ‘YES’라고 답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에이피알의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알아야 구매를 하고 사용할 수 있다”며 “어떻게 하면 제품의 성능과 사용 효과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980년대 애플이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를 출시했을 때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에서 인상적인 광고를 선보인 것처럼 세계적으로 에이피알을 임팩트 있게 알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피알은 현재 해외에서도 준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9년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한 후 2년 만에 해외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14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2% 증가했다. 김 대표는 “BTS부터 영화 ‘기생충’까지 한국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일반 기업에게도 큰 기회가 찾아왔다”며 “한국 기업들 가운데 하이브처럼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에이피알도 뷰티 테크 영역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네 가지 경영철학을 뚝심있게 이어갈 방침이다. “‘나를 성장시켜줄 수 있는 회사, 성과만큼 보상해주는 회사,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없는 회사,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가 좋은 회사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직원을 성장시킬 수 있는 회사, 또 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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