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20주기를 맞아 4일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영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이날 추모식에는 아내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 등 임직원 7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20주기를 맞아 참배와 함께 추모비 제막식도 거행했다. 추모비에 새겨진 추모 문구는 생전 정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웠던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지어 의미를 더했다.
‘영원한 청춘 몽헌을 추모함’으로 시작하는 비문은 ‘온 겨레의 함성을 등에 업고 거룩한 아버지의 세업, 그 빛을 따라 문학소년과도 같은 열정을 지니고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하여 현대그룹 회장의 직에 이르기까지 그 소임을 다하였다’는 문장으로 고인을 기리고 있다. 도올 선생은 2003년 8월 정 전 회장 타계 당시 금강산 추모 비문도 직접 쓴 바 있다.
현 회장은 “떠나신 지 20년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지난한 시간이었다”며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과 정 전 회장이 늘 곁에서 지켜주고 응원해주고 있다고 믿기에 우리 현대 가족들과 함께 앞으로 더욱 힘차게 전진해 나아가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대그룹은 이날 오후부터 2주간 서울 종로구 연지동 그룹 본사 사옥과 현대엘리베이(017800)터 충주공장 특별 전시관에서 추모 사진전도 진행한다. 고인의 생애와 업적, 그가 그려온 현대 정신과 미래 비전이 132점의 사진으로 전시된다. 특히 고인이 생전에 사용한 수첩과 안경 등 희귀 유품 34점도 처음으로 공개한다.
현 회장은 정 전 회장이 2003년 사망한 후 매년 8월 4일 북한 금강산에서 추모 행사를 열었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에도 추모식은 계속 진행됐지만 2016년 2월 이후로 중단됐다.
2018년에는 북한이 방북을 승인해 금강산 추모식이 3년 만에 열렸다. 이후 중단됐다가 올해 정 전 회장 20주기 추모 행사를 금강산에서 열려고 했지만 북측이 거부해 무산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