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247540) 임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 물량 5000억 원어치가 한꺼번에 시장에 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주가 수준에 대한 증권가의 회의적 시각이 잇따라 제기돼 임직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086520)비엠 우리사주 128만 9072주에 대한 보호 예수 기간이 지난달 중순 끝났다. 4일 종가(38만500원) 기준 4905억 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는 에코프로비엠이 작년 2분기 유상증자를 하면서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한 신주다.
당시 에코프로비엠은 주당 38만 7600원에 161만 1344주를 발행하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관련 법령은 상장사가 유상증자를 할 때 신주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전체 발행 규모 6250억 원 중 1250억 원에 달하는 32만 2268주가 에코프로비엠 임직원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후 에코프로비엠은 1주당 신주 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해 임직원들의 지분 규모는 128만 9072주로 급증했다.
당시 유·무상증자로 우리사주조합이 받아간 지분의 의무예치기간이 지난달 종료된 것으로 파악된다. 에코프로비엠 우리사주는 지분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왔으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지난달 13일부터 임직원들의 자사주 매도 공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500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는 당분간 에코프로비엠 주가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지분 변동 상황을 실시간 공시할 의무가 있는 임원들은 지난해 유·무상증자를 통해 5만 1392주를 취득했는데 현재까지 1만 4650주를 장내 매도됐다.
직원들의 지분 120만 여주에 대해서는 실제 매도 여부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에코프로비엠의 주가에 고평가 논란은 거세지고 있어 주식을 보유중인 임직원들의 차익 실현 욕구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합산 시가총액은 고객사인 삼성SDI(006400)와 SK이노베이션(096770)을 넘어섰다”며 “2차전지 배터리 제조업체들보다 양극재 업체의 기업가치가 더 큰 것은 설명할 요인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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