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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찔려 발차기 했는데…'정당방위' 아닌 '상해 피의자' 됐다

대전 동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B 씨가 A 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있다. 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흉기에 찔려 발차기로 방어한 피해자가 되레 상해 피의자가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흉기 난동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정당방위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JTBC에 따르면 30대 편의점주 A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대전 동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70대 남성 B 씨가 휘두른 흉기로 허벅지에 상처를 입었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편의점 앞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던 A 씨에게 B 씨가 흉기를 들고 다가와 A 씨의 허벅지를 찔렀다. 이후 B 씨의 위협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다행히 A 씨는 발차기로 B 씨를 제압하고 흉기도 빼앗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후 A씨는 검찰로부터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A 씨가 폭행죄로 상해 사건 피의자가 됐다는 소식이었다. A 씨는 “앞으로 누가 또 칼 들고 저를 위협하면 제압하든지 해야 하는데 정당방위가 안 나올까 봐 무섭다”고 매체에 호소했다.

지난 2021년에도 흉기에 찔린 피해자가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한 일이 있었다. 인천의 한 공원에서 다툼을 벌이다 친구 D 씨가 휘두른 흉기를 맨손으로 제압한 C 씨의 사례다. 이날 다툼으로 C 씨는 흉기에 찔려 전치 6주, D 씨는 발차기에 맞아 전치 5주의 상해를 입었다.

당시 재판부는 C씨에게 “C 씨는 D 씨가 이미 칼을 놓친 뒤에도 D 씨를 발로 찼다”며 “과잉방어에 해당한다”고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흉기 위협을 가했던 D씨가 처벌을 원치 않아 형을 면제받았다.



형사소송법상 정당방위란 타인의 불법한 공격에 대해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가해자에게 반격하는 행동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먼저 공격하거나 필요 이상의 방어를 해선 안 되는 ‘소극적 방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범인을 제압해야 하는 경찰도 마찬가지다. 경찰 내부에서도 흉기 위협에 잘못 대응했다간 자칫 폭행 가해자가 될 수도 있기에 적극적인 검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일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흉기 난동을 두고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도에 달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당방위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정당방위로 인정되는 범위가 좁다 보니 타인이 위험에 처했을 때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현실도 지적하고 나섰다.

윤희근 경찰총장이 지난 4일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흉기난동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관련 당국도 정당방위 범위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 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경찰 등의 물리력 행사에 정당행위·정당방위를 적극 검토해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한 장관은 “범인 제압 과정에서 유형력을 행사했다가 폭력 범죄로 처벌된 일부 사례 때문에 경찰 등 법 집행 공직자들이 물리력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지난 4일 담화문을 발표해 흉기 난동 사건에 대응키 위해 경찰에 총기나 테이저건 등 물리력을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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