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도현(51)이 3년간 암으로 투병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윤씨의 투병 소식이 알려진 건 지난 10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다.
윤 씨는 인스타그램에 환자복을 입은 사진과 함께 게시글을 올리고 “2021년 여름 건강검진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 당시 눈 앞이 깜깜했다"며 "3년간 투병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많이 놀랐지만 받아들이기로 마음먹고 2주간 약물치료를 했다. 정말 성실하게 했는데도 실패했다"며 "한달 좀 안 되게 매일 아침 병원에 가서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SNS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 대해서는 "방사선치료 첫날 완치되면 기쁜 소식과 희망을 전해드리고 싶어 찍어놨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막상 겪어보니 암세포보다 부정적인 마음이 더 위험하다는 걸 뻐져리게 느꼈으며, 팬들도 긍정의 마음으로 부정적인 모든 것을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에 뒤늦게나마 암 투병 사실을 알리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그는 팬, 동료 연예인은 물론 부모님에게도 투병 소식을 일체 알리지 않고, 항암 치료와 연예활동 일정을 병행했다.
윤 씨가 앓았던 병은 '위 말트림프종(Gastric MALT lymphoma)’이다. 다소 생소하게 여겨지지만 위선암에 이어 위장에 발병하는 악성 종양 중 두 번째로 흔하다. 발병률은 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의 5% 수준으로 알려졌다.
말트(MALT)는 점막 연관 림프조직(mucosa associated lymphoid tissue)의 줄임말이다. 말트의 B세포에서 유래한 악성도 낮은 림프종이 위장에 발생한 상태로,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pylori) 감염과 자가면역 상테가 위 점막에 반응성 말트를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위의 저악성도 MALT 림프종의 90% 이상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증명됐고, 이 균을 박멸하면 말트 림프종이 소멸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초기 위말트 림프종은 위선암과 마찬가지로 특이한 증상이 없다. 상복부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으로 속이 메스껍거나 구역질이 나오고 구토, 소화불량,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악성일 땐 출혈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위내시경에서 위 점막의 염증, 미란, 양성 궤양, 결절, 다발성 용종, 위 추벽의 비후 등의 소견을 보일 수 있으나 내시경만으로는 감별하기 어려워 확진하려면 조직생검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위 말트림프종을 포함해 모든 원발송 림프종의 첫 단계 치료법으로 외과적 수술이 권고됐다. 그러나 위에 악성도가 낮은 B세포 림프종이 발생한 경우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고, 수년간 국소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전신 적이가 매우 드물다고 보고되면서 수술이 필수 요건은 아니다. 병기에 따라 암이 점막과 점막 하층에만 침윤됐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박멸하기 위해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는 것만으로 암세포가 완전히 없어질 수도 있다. 다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패할 경우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을 시도하게 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음성인 경우에도 항암 화학 요법과 방사선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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