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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왓장도 한방에 박살"…호신용품서 '살상무기' 된 너클

너클.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대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에서 성폭행을 한 가해자가 ‘너클’로 피해자를 폭행한 가운데 , 범죄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너클’이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다.

너클은 손가락에 반지처럼 끼워 사용하는 금속 재질의 도구다. 판매업체에선 '주먹을 강화하는 호신용품'이라고 홍보하지만 너클이 범죄에 악용될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치명상을 입힐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물건이기도 하다.

지난17일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야산.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신림동 등산로에서 벌어진 대낮 성폭행 사건에서도 범인이 양손에 너클을 낀 채 피해 여성을 폭행한 뒤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너클에 맞은 피해자는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중태다.

‘너클’은 최근 잇따른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과 살인예고 글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불안에 편승해 빠르게 보급중이다.

서울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12일간 쇼핑몰 업체 인터파크의 호신용품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늘었다.

같은 기간 11번가에서도 호신용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2%, 직전 주(7월 9∼21일)에 비해 224% 증가했다.

최루 스프레이를 비롯해 경보기, 호신봉(삼단봉), 호루라기 등이 판매량 상위에 올랐고 전기충격기와 너클 등 공격성이 짙은 호신용품도 많이 팔렸다.

최근 잇단 흉기난동 사건이 늘 다니던 일상 공간에서 발생하면서 '나도 불시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이 이같은 호신용품 수요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너클은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편한 데다 따로 훈련받지 않아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상대에 반격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인기가 높다.

인터넷에선 1만원 안팎의 가격에 누구나 쉽게 너클을 살 수 있다. 유튜브 등에선 너클을 '실전'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제품의 특징을 소개하는 동영상도 찾아볼 수 있다.

크기도 다양해 미성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제품도 별다른 제약없이 판매중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칼부림’ 사건에 이어 ‘너클난동’이 벌어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달 8일 광주에서는 한 중학생이 너클을 끼고 주먹다짐을하다가 입건된 일도 있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3300여 곳에서 실시 중인 특별치안활동 검문검색에서 너클 휴대를 적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당한 이유 없이 너클을 휴대한 것만으로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우범자)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18일 경찰청 관계자는 "폭력행위처벌법상 흉기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인 사안별로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살상력 등을 따졌을 때 너클은 휴대가 금지된 흉기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력행위처벌법상 흉기에 해당하면 비록 호신용으로 휴대하기만 해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대법원은 2007년 6월 판결에서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배들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자구 수단으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있었더라도 범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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