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유일의 대만 수교국인 과테말라에 친중 좌파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과 대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과테말라 최고선거법원에 따르면 ‘풀뿌리운동’ 소속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후보가 이날 대선 결선투표에서 개표율 96.75% 기준 58.83%를 득표해 ‘희망국민통합(UNE)’ 소속의 산드라 토레스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6월 1차 투표에서 15.51%를 얻어 토레스 후보(21.10%)에게 뒤졌지만 이날 결선투표에서 판세를 뒤집었다. 그는 과테말라에서 손꼽히는 사회주의 명문가 집안 출신이다. 부친인 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1945~1951년 재임)은 1944년 과테말라 혁명 이후 첫 민선 대통령에 오른 인물이다. 이번 선거로 과테말라에는 부자 대통령이 탄생했다.
전문가들은 16년 만에 좌파 정부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중남미 지역 내 중국의 입김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후보 시절 “당선되면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자신의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중국이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특히 과테말라가 중국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기 위해 대만과 단교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3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정식 수교를 맺은 중미 온두라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아레발로가 대만에 대한 오랜 신의와 더불어 중국과의 관계를 확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중국과 관계를 맺는 어떠한 나라도 대만과 별도의 외교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날 대선을 치른 에콰도르에서도 좌파 루이스 곤살레스 후보가 개표율 85.54% 기준 33.13%의 득표율로 1위에 올라 10월 15일에 열리는 결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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