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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美경기 호조와 장기금리 상승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3월부터 올 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5.25%포인트 올렸지만 많은 싱크탱크와 금융기관들이 예상했던 경기 침체는 오지 않았다.

가장 큰 배경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고용시장 구조의 변화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자산가격 급등 덕에 은퇴 시점을 앞당겼고, 미국의 이민자 감소로 서비스업의 노동 공급이 부족해졌다. 동시에 테크 기업들의 고급 인력 수요는 급증했다. 결국 지난해 초부터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서 노동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완전고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둘째, 팬데믹 이후 미국 가계의 초과 저축이 소비를 지탱했다. 미국의 개인 소득은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현금성 지원 등에 따라 크게 증가했지만 지출은 경제 봉쇄로 감소했다. 가계의 초과 저축은 최대 2조 10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됐고 소비는 쉽게 둔화하지 않았다.

셋째, 미국은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이 매우 높고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편이다. 미국 가계 대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은 장기 고정금리다.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음에도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여전히 플러스(+) 구간에 있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이에 더해 중요한 구조 변화가 ‘중립 금리’(실물 경기를 침체시키거나 과열시키지 않는 이상적 금리 수준)의 상승 가능성이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신규 투자 등을 늘리면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큰 폭으로 늘었고, 국채 발행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 결과 중립 금리는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준 점도표의 장기 전망을 통해 살펴본 중립금리는 현재 중간값 2.5%에서 이르면 다음달 소폭 높아질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은 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시장 기대보다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장기금리 상승의 결정적 배경은 사실 펀더멘탈보다도 미 국채 시장의 수급 여건에 있다. 8월부터 미 국채 발행이 단기국채 위주에서 2년 이상 쿠폰채로 바뀌어 3분기 발행량이 크게 증가했고, 금융시장의 투기적 또는 헤지(위험회피) 포지션도 장기물 금리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헤지펀드들은 미국의 적정 장기금리를 4.5~5.5% 수준으로 제시했고, 주택저당증권(MBS)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에 따른 장기물 헤지 수요도 누적되고 있다.

다만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은 많아야 한 번(0.25%포인트)으로 일단락될 전망이어서 미 국채 수급 부담도 9~10월 이후 완화될 것이며 미국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용시장은 이제 양적 지표 위주의 둔화 추세를 서서히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가계 초과저축은 3분기 말 대체로 소진될 것이다. 결국 미 국채 금리는 현 수준을 한동안 유지하다가 비교적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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