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35주년…유남석 소장 “시대정신 맞는 헌법재판 실현”

사회변화 직시, 재판 독립·중립성 국민신뢰 높일것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재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헌법재판소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일 “국민 현실이 제대로 투영된 헌법재판, 시대정신의 발전에 맞는 헌법재판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 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헌재 출범 35주년 기념식에서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한 뒤 균형 있게 검토하고 사회 변화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헌법의 새로운 지평을 모색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소장은 “정보통신과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른 산업과 사회의 변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 사회 양극화, 심각한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등으로 급변하는 시대”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도전과 난제는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약의 기회”라며 “헌법재판소는 헌법 질서의 대전제인 기본적 인권과 민주주의·법치주의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역사를 써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유 소장은 또 “근래 우리 사회의 중요한 현안들은 거의 예외 없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기 위해 사건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기대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창립 당시 39건에 불과했던 접수 사건 수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해 현재 연간 3000건 안팎에 달하고 있다. 누적 접수 사건 수는 올해 말 5만 건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 소장은 “헌재가 행사하는 재판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며 “헌법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1987년 국민투표로 제정된 헌법에 따라 이듬해 9월 1일 출범했다. 호주제와 간통죄 폐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양심적 병역거부와 낙태죄 등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들이 헌재의 판단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