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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生2막]靑 근무·법제처장 거쳐…“행정기본법 제정 경험으로 통합솔루션 제공"

<7>김형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법원·헌재·청와대·법제처장 거쳐

‘소신 판사’로 재판정서 이름 날려

靑선 사법 독립성 정책 구현 노력

1980년부터 제정 목소리 행정법

법학자 100여명 모아 초안 만들어

“행정 법령 전문성 바탕으로 최선”

김형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동인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동인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법제처장을 둘 다 거쳐본 법조인은 제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행정 관련 법안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기본법을 직접 제정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행정 법령의 입법 배경과 취지, 해결 방안에 대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김형연(사법연수원 29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서울경제와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김 변호사가 특수행정과 기업 자문 등 특화 서비스 제공을 자신하는 배경에는 그가 지금껏 걸어온 길이 자리하고 있다. 항상 소신있는 자세로 재판·업무에 임한 게 법원을 거쳐 청와대로 향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고, 이곳들에서 얻은 경험·노하우가 그가 차별화된 법률서비스를 약속할 수 있는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00년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관돼 17년간 ‘소신 판사’로 이름을 날렸다. 김 변호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친일파 후손 토지소유권 반환 청구소송’을 꼽았다. 6·25 전쟁 당시 우리나라 등기부와 토지대장이 모두 소실되자 친일파 후손들이 일제강점기 시절 만들어진 토지사정부를 근거로 국가에 땅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낸 사건이다.

김 변호사는 “당시 제가 속해있던 재판부가 처음으로 친일파 민사소송을 각하했다”며 “이는 2004년 국회가 친일파의 재산을 국가가 추적해서 몰수하는 친일 특별법이 제정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 변호사에게도 충격으로 기억되는 재판이 하나 있다. 다른 재소자를 때린 사형수가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에 불복해 항소를 한 사건이다. 김 변호사는 “사형수가 징역을 몇 년 받든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해 크게 고민하지 않고 상소를 기각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사형수가 ‘어떻게 하루도 안 깎아주냐’며 호통을 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무심했구나,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이었다”며 “그 이후로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채찍질을 스스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형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김형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동인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동인


김 변호사의 대쪽 같은 소신은 재판 뿐 아니라 사법 독립성이 흔들릴 때도 두각을 드러냈다. 2017년 법원이 사법행정권 남용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릴 당시 그는 재판의 독립을 흔드는 사례에 대해 네 차례 대외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이는 김 변호사가 청와대에 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는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은 사법 행정에 관한 정책과 입법을 조율할 수 있는 자리”라며 “재판의 독립이라는 소신을 정책적으로 구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의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개헌안 확정 작업에 몰두했던 와중에 청와대가 관행적으로 사법부에 관여하던 업무를 모두 철폐했다고 자부했다. 이후 김 변호사는 법제처장으로도 임명되며 개별 행정 법령을 모두 아우르는 ‘행정기본법’을 만들었다. 행정법은 우리나라 법령의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민법이나 형법처럼 기본법이 없는 실정이었다.

김 변호사는 “(행정기본법이 없기 )때문에 법령마다 용어 정의나 불복기관 설정, 인허가 의제 등이 모두 달랐다”며 “행정법학자 100여명을 모아서 자문회를 만들고 행정기본법 초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행정기본법은 2021년부터 시행됐다.

김 변호사는 처음 변호사로 전직했을 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낯설었다고 회고했다. 공무에 20년간 몸을 담다가 사익을 위해 일하려고 하니 어색했다는 것이다. 그는 “하지만 곧 공직에서 본 세상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고 적어도 제 의뢰인 만큼은 서류 속에서 의도적으로 가공된 세계로 인해 억울함을 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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