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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위 징계 직원에도 성과급, 공공기관 모럴해저드 뿌리 뽑아야


정부 부처 산하 공공 기관들이 중대 비위로 징계받은 직원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한 사례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들은 직무 태만 등으로 징계받은 임직원 121명에게 최근 3년간 7억 6413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피징계자 35명에게 성과급 3억 7269만 원을 줬다.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파면된 직원에게도 성과급 791만 원과 퇴직금 7000만 원가량을 지급했다. 공기업들의 황당한 성과급 잔치 등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피감 공공 기관들은 회사 공금 횡령 등의 이유로 징계받은 67명에게 2021년 4월 이후 2년여 동안 성과급 3억 5000만 원을 나눠줬다.

2020년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직 유관 단체에 중징계나 성폭력, 음주 운전 등으로 징계를 받은 임직원에게는 성과급과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상당수 공공 기관들은 노조의 반대 등을 이유로 관련 규정조차 만들지 않았다. 성과급 지급의 근거가 되는 경영 평가도 허술했다. 최근 공공 기관 경영 평가 위원의 절반가량이 평가 대상 기관으로부터 금품 등 경제적 대가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5년간 공공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내걸어 공기업을 동원했다. 그사이 공공 기관 임직원 수는 9만 7500여 명, 부채는 89조 8000억 원이나 급증했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은 정권의 코드에 맞춘 공로를 인정받아 임직원의 연봉을 올리거나 성과급을 챙겼다.

공기업 부실과 잘못된 성과급 지급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윤석열 정부는 불법 비리와 모럴해저드를 뿌리 뽑아 공공 기관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임 정부의 과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공정한 인사와 보상을 통해 관료화된 공기업에 활력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이를 위해 보은성 ‘낙하산 인사’ 유혹을 뿌리치고 능력과 전문성·도덕성을 지닌 인사를 공공 기관장에 임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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