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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 상사가 만나보자고…” 女직장인 11% '고백 갑질' 당했다

연합뉴스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유부남 상사가 사적으로 만나자는 헛소리를 했다. 회사를 그만두기 어려운 상황이라 웃으며 참았더니 만만해 보였는지 성추행을 시도하거나 밤에 전화하기도 했다.”

일터에서 원치 않은 구애를 당했다고 응답한 여성이 11.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애를 거절하자 일터에서 불리한 처우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1%였다. 비정규직 여성의 14.7%가 원치 않는 구애를 받았다고 응답해 정규직 남성(2.5%)의 6배에 육박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일터에서 성차별적 경험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직장인 44.5%는 일방적 구애 상황을 막기 위해 상사와 후임 간 사적 연애를 금지하는 취업 규칙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직장인 84.9%는 스토킹 범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

직장인 2명 중 1명(48.2%)은 직장 내 성범죄 피해 후 '회사가 보호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10명 중 7명(73.8%)은 '정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다.

여성 64.1%는 '회사 보호 부재'를, 87.4%는 '국가 보호 부재'를 예상했다. 이는 각각 남성보다 20%포인트 이상씩 높은 수치다. 직장인 여성 83.7%는 한국 사회가 여성이나 성소수자 등 약자에게 안전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원치 않는 구애가 스토킹 범죄로 발전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수진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하나의 극단적인 젠더 폭력이 있기까지 그 배경에는 부적절한 호칭, 구애 갑질, 여성혐오 발언 등 수많은 성차별적 괴롭힘이 있다"며 "규율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이유로 이러한 괴롭힘을 방치하면 성희롱이나 고용상 차별, 스토킹 등 더 큰 폐해로 이어져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성 노동자 절반 이상이 직장에서 '아줌마'나 '아가씨' 등 부적절한 호칭을 들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31.3%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특정 성별을 지칭하는 부적절한 호칭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같이 답한 비율은 여성(55.9%)이 남성(12.4%)보다, 비정규직 여성(60.3%)이 정규직 여성(50.7%)보다 많았다.

"여자가 이래서 안돼" 등 성차별적 편견에 기반한 혐오표현을 들어봤다는 여성 직장인도 45.1%을 차지했다. 같은 질문에 남성 직장인은 14.2%만이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임금 수준에 따른 차이도 컸다.

월 500만원 이상 받는 직장인의 16.4%가 성별에 따른 부적절한 호칭을 들었다고 답했다. 300만∼500만원 22.6%, 150∼300만원 38.4%, 150만원 46.2% 등 임금이 적을수록 '아줌마'나 '아저씨' 등으로 불린 경우가 많았다.

일터에서 외모를 지적당했다는 응답 비율도 여성(28.7%)이 남성(10.1%)의 3배에 가까웠다. 연애와 결혼·출산 관련 질문 역시 여성(26.9%)이 남성(13.5%) 많이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A씨는 "사장이 결혼을 앞뒀거나 기혼인 여직원에 자녀계획을 묻거나 피임 여부를 물으며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직장갑질119에 제보했다.

전체 응답자의 48.2%는 일터 성범죄 피해자를 회사가 보호해주지 못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직장갑질119는 "극단적인 젠더폭력의 배경에는 부적절한 호칭, 구애 갑질, 여성혐오 발언 등 수많은 성차별적 괴롭힘이 있다"며 "직장 젠더폭력 근절은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대책 마련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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