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남편에 '문자 폭탄'…스토킹범 된 아내의 속사정 보니

사진=이미지투데이

18년 전 가출 후 동거녀와 살고 있는 남편에게 양육비를 달라며 스토킹을 한 50대 여성이 법정에서 실형을 면했다.

인천지법 형사10단독 현선혜 판사는 12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5·여)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현 판사는 또 A씨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4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를 수강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9개월동안 따로 사는 남편 B(50)씨에게 지속적으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남편에게 자녀 양육비와 생활비를 달라고 요구하면서 "전화 또 안 받네"라며 계속해서 연락했다.



B씨는 A씨와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2005년께 가출한 뒤 최근까지 계속 별거 생활을 했다.

A씨는 또 동거녀와 함께 사는 남편의 아파트에 찾아가 손해배상 소송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한다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후 그는 "남편 집으로부터 100m 이내에는 접근하지 말고 연락도 하지 말라"는 법원 명령을 받고도 15차례 문자 메시지를 재차 보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기간과 내용 등을 보면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법원 명령을 받고도 스토킹 행위를 지속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와 오래 별거하는 동안 미성년 자녀를 혼자 키웠고 그 과정에서 겪은 경제적 어려움과 우울증으로 인해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형을 선고하지 않았다.

/최성규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