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반등 기대감에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며 주요 원자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전 세계 원자재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중국의 추가 수입 동향이 수급 및 가격 압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철광석 선물 10월물 가격은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이달 15일 톤당 122.95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올 4월 초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과 19일 가격이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120달러대를 유지하며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 3월 말 119달러대를 정점으로 하락하던 철광석 가격은 5월 바닥(88달러)을 찍고 8월 중순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최근 한 달 철광석 선물 가격은 24% 넘게 뛰었다. 석탄 가격도 강세다. 세계 석탄 가격의 기준이 되는 호주 뉴캐슬 발전용 석탄의 톤당 거래 가격은 이달 13일 162.25달러를 기록하며 5월 중순 이후 4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18일 기준 160.75달러로 다소 떨어졌지만 124달러대였던 6월 말과 비교하면 30% 비싼 수준이다. 또 다른 핵심 원자재인 구리 역시 4월 톤당 9058달러에서 5월 7901달러 선까지 미끄러진 뒤 등락을 거듭하다 8월 이후 최근 한 달간 3% 올랐다.
주요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으로는 중국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 구매자인 중국의 투자심리 개선과 일부 우호적인 펀더멘털 여건 속에 철광석 가격이 최고치로 올랐다”며 “단순히 기대 정서뿐만 아니라 중국이 8월에만 2020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수량(1억 642만 톤)의 철광석을 수입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건설 및 부동산 산업을 비롯해 침체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음에 따라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석탄 가격 역시 산업 활동 재개에 나선 중국이 대량으로 매입하고 나서면서 가격이 뛰는 실정이다. 7월 기준 중국이 호주로부터 들여온 석탄은 600만 톤으로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8월에도 500만 톤 이상을 들여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최근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주요 에너지원 가격이 오르자 그동안 오염 문제로 사용을 지양했던 값싼 석탄 구매를 늘리고 있다. 여기에 수력발전소가 집중된 남서부 지방의 극심한 가뭄도 석탄 사용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다만 부동산 리스크를 비롯해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지난 몇 주간의 원자재 랠리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예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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