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자산운용이 국내 첫 양극재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 이달 들어 에코프로(086520)가 30% 가까이 급락하는 등 2차전지 업종이 겪고 있는 조정세가 진정되고 4분기부터는 양극재 기업 위주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BNK자산운용은 ‘BNK 2차전지 양극재 ETF’를 내달 중순 상장할 예정이다. 양극재 기업으로만 구성된 ETF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상품은 ‘아이셀렉트(iSelect) 2차전지 양극재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아 패시브 형태로 운용되며 국내에 상장된 양극재 기업들과 밸류체인에 포함된 11개 종목을 모두 같은 비율로 편입한다. 시가총액 가중 방식을 택할 경우 에코프로 등 일부 종목에 대한 높은 변동성이 그대로 반영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국내 양극재 상위 5개 기업인 LG화학(051910)과 포스코퓨처엠(003670), 코스모신소재(005070), 에코프로비엠(247540), 엘앤에프(066970)뿐 아니라 이들의 모회사(포스코홀딩스, 코스모화학(005420), 에코프로), 배터리 제작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SK온의 상장 모회사) 등 총 11개 종목을 9.1%씩 편입한다. BNK자산운용 관계자는 “(편입하는) 종목별 시가총액과 무관하게 양극재 업체들의 비중을 충분히 높이기 위해 동일 가중 형태로 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차전지 업종 전반으로 조정세가 한창인 가운데 양극재에만 집중한 ETF를 출시하는 건 향후 양극재 기업의 상승 가능성을 더 높게 보기 때문이다. 2차전지는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크게 4가지 공정으로 나뉜다. 이중 양극재는 리튬이온 소스로 배터리의 용량과 평균 전압을 결정하는데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2차전지의 핵심 물질로 꼽힌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 2차전지 대장주들이 대표 양극재 기업이다.
양극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리튬 가격이 1년 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양극재 기업에 대한 수익성 우려가 최근 주가 하락의 주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조정세가 양극재 업체를 중심으로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BNK운용의 판단이다. 추후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게 확실한 만큼 양극재 산업은 가격 우려를 넘어서는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게 자명한 데다 조정에 따른 가격 매력도도 높아졌다는 것. 실제 이달 1~10일 수출 잠정치가 전월 대비 2.1% 증가해 6개월 만의 반전에 성공하면서 리튬 가격 하락 이슈가 소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BNK자산운용 관계자는 “3분기 들어 에코프로 등 일부 양극재 업체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는데 단기적 저점을 다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양극재 판가 하락이 주가 약세의 주 원인이었지만 4분기에는 양극재 수출 데이터가 개선되면서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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