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이후 발전 공기업들이 요소수 비축량을 대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용 부담도 급증해 중국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요소수를 대체할 물질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22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5개 발전 공기업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애초 요소수 취급이 미미한 한국서부발전을 제외한 4곳은 모두 2년 사이 요소수 재고가 증가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 산하 발전 5개사 중 석탄 화력 비중이 가장 높은 남동발전은 이달 16일 기준 823톤의 요소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요소수 대란이 빚어졌던 약 2년 전인 2021년 11월 4일 258톤보다 무려 3배(219%) 이상 늘어났다. 남동발전의 한 관계자는 “요소수 최대 저장 가능 용량의 80% 수준을 유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2022년 이후 울산기력 4~6호기가 퇴역한 동서발전(85 → 92톤), 중부발전(567 → 630톤), 남부발전(163 → 258톤) 등 나머지 발전사들도 이전보다 요소수를 넉넉히 쌓아두고 있었다. 요소수 대란 당시 발전 공기업의 요소수 재고가 한 달 치 정도밖에 남지 않아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에 화력발전소가 멈춰 서는 전력 대란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후속 조처였다. 중부발전은 기존 요소수 납품 업체가 계약을 끊는 바람에 부랴부랴 웃돈을 주고 부족분을 긴급 조달하기도 했다. 요소수 구입 단가는 일반적으로 발전소별 경쟁 입찰을 통해 책정된다. 이전에는 많아야 톤당 20만 원대에 그쳤으나 재고 부족 속에 한때 170만 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요소수는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을 제거하는 대기오염 저감 설비에 촉매로 사용된다. 문제는 한때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급등한 상태에서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면서 생겼다. 남동발전은 2020년만 해도 요소수 구입비가 4억 6000만 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0배가량 증가한 46억 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동서발전(5억 4000만 원 → 8억 3000만 원), 중부발전(10억 2000만 원 → 45억 9000만), 남부발전(1억 7000만 원 → 6억4000만 원)도 요소수 구입액을 늘렸다. 이들 4개사는 올 들어서도 8월까지 요소수 구입에 56억 8000만 원 상당을 투입했다.
한 의원은 “중국산 요소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탄산암모늄과 같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일부 발전사는 민간과 손잡고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다. 중간 결과, 암모니아(NH3)와 이산화탄소(CO2)를 반응시켜 제조한 탄산암모늄은 탈질 효율이 요소수 대비 최대 11%포인트 우수한 데다 발전소 1곳당 연간 4억 3000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됐다. 해당 발전사의 한 관계자는 “질소산화물 제거 물질로써 탄산암모늄의 요소수 대체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도 “발전소별 설비 특성과 연료 차이를 감안해 추가 실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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