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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삼성SDI 배터리로 달린다…'전기차 동맹' 본격화

7년간 유럽향 전기차에 납품

6세대 각형 배터리 공급 예정

파우치 이어 폼팩터 다양화

각형은 외부 충격에 강해

이재용·정의선 만남 결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9년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기해년 신년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SDI(006400)와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본격화한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 간 현대차(005380)의 차세대 유럽향(向)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23일 밝혔다. 공급 물량은 전기차 50만 대분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와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000270) EV6·EV9, 제네시스 GV60·GV70 등에 SK온 배터리를 탑재해왔고 현대차 코나EV와 아이오닉6에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배터리를 사용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현대차는 국내 배터리 3사와 모두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SDI는 개발 중인 6세대 각형 배터리인 P6를 현대차에 공급한다. P6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91%로 높이고 음극재에 독자적인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P6는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해 현대차의 유럽 현지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 사진 제공=삼성SDI


현대차는 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해왔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폼팩터를 적용하고 있다. 폼팩터는 배터리 팩의 구조 형태로 크게 파우치형·각형·원통형으로 나뉜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뛰어나 같은 부피에서도 성능이 뛰어나고 다양한 크기로 생산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한다.

반면 삼성SDI가 주력으로 제작하는 각형 배터리는 외부 충격에 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장점 탓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이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각형 블레이드 배터리를 적용한 데 이어 이번에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까지 채택하며 배터리 폼팩터 차별화에 속도를 내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와 폼팩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주력인 파우치형 뿐 아니라 각형, 원통형 등 셀 폼팩터를 다양화해 차종별, 지역별 상품성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삼성SDI의 각형 셀 공급사 선정도 같은 맥락으로 차량 특성과 시장 수요를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 협업할 계획”이라 말했다.

삼성SDI P6 각형 배터리. 사진 제공=삼성SDI


삼성SDI는 글로벌 3위 제조사인 현대차그룹을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하고 향후 협력 확대 기회를 열어 둠으로써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양사는 향후 차세대 배터리 플랫폼 선행 개발 등 협력관계도 지속할 방침이다.

두 그룹의 배터리 협업은 3년 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당시 정 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이 회장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차세대 배터리 사업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 그룹은 이후에도 전기차 배터리 관련 교류를 이어오다 이번 계약 체결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현대차와 전략적 협력의 첫 발을 내디뎠다”며 “삼성SDI만의 초격차 기술경쟁력, 최고의 품질로 장기적인 협력 확대를 통해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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