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20일까지의 수출이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3개월 만의 수출 플러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액의 감소 폭이 줄어든 여파다. 다만 격화하는 중동 분쟁이 수출 회복에 여전한 리스크 요인으로 뽑혔고 고공 행진 중인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10월 무역수지는 5개월 만에 적자 가능성이 커졌다.
관세청이 23일 발표한 10월 1~20일(통관 기준 잠정치) 무역수지는 37억 4800만 달러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4억 88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늘었다. 최근 무역수지는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은 결국 다시 오르기 시작한 국제유가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월말 주요 품목의 수출이 집중되는 특성을 감안하면 월간 무역수지는 이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누계 수치를 보면 교역 자체는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간 수출 누계는 전년보다 10.6% 줄어든 4981억 1600만 달러, 수입 누계는 11.8% 줄어든 5215억 5100만 달러로 올해 들어 누적된 무역적자는 234억 3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나마 긍정적인 대목은 수출 반등 가능성이다. 이달 20일까지의 수출액은 338억 3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이달에는 조업 일수를 고려할 경우 일평균 수출액은 8.6% 늘어 증가 폭이 더 커졌다.
반도체 수출액이 52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감소 폭(14.6%)의 절반 이상을 회복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 밖에 석유제품이 14.5%, 승용차가 24.7% 증가했고 반도체(-6.4%), 정밀기기(-12.3%) 등은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액(71억 6000만 달러)도 6.1% 감소에 그쳤다. 9월 중국 수출 감소 규모는 17.6%에 달했다. 미국(57억 9000만 달러)과 베트남(31억 6000만 달러) 수출도 전년 대비 각각 12.7%, 0.6% 늘었다.
다만 이 기간에 최대 수입 품목인 원유 수입(62억 2000만 달러)이 전년 대비 30.5% 늘었다. 이에 전체 수입(375억 8600만 달러)도 전년보다 0.6% 증가했다. 국제유가 급등이 수입액 증가로 이어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국 경제 상황이 한국에 추가적인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중동이 가장 큰 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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