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랑 싸워 이길 자신 있나요?” “당신네 회사의 특허는 얼마나 탄탄한 기술인가요?”
2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이버니아 전시장에서 열린 ‘LG노바 이노베이션 페스티벌 2023’. 시작을 알리는 버저 소리와 함께 몰입형 3차원(3D) 콘텐츠 스타트업 아고라월드의 이선 버그 창업자가 무대에 올랐다. 발표 시간은 단 240초. 심사위원들을 향해 버그 창업자는 “저희 할머니도 몇 번의 클릭만으로 3D 콘텐츠 제작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코딩 없이도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어 쐐기를 박기 위해 그는 “누구나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고 이를 LG전자의 여러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스마트 TV와 개인용 컴퓨터(PC)를 플랫폼으로 언급했다.
4분이 지났음을 알리는 소리가 나자 한 심사위원이 “메타버스 분야에는 메타가 버티고 있는데 이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곧 이어 또 다른 질문이 날아왔다. “코딩이 필요 없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코딩이 없다면 정교한 3D 구현에는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나요?”
올해 3회째 LG전자 북미 이노베이션 센터(LG노바)가 진행한 LG노바 이노베이션 페스티벌의 시작인 스타트업 피칭 행사에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비롯해 클린 테크, 몰입형 인공지능(AI) 등 스타트업 12곳이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선보였다. 전시에 참여한 스타트업까지 포함하면 33곳이 참여했고 투자 업계 관계자, 스타트업 등 5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스타트업 심사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술력 외에도 LG전자의 생태계 확장 가능성이 깊게 다뤄졌다. 이 같은 깐깐한 다각도 검증에는 이유가 있다. 아이디어 경연을 통해 투자금이나 상금을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LG전자와 합작해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까지 협력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투자 가능성과 사업화 가능성이 동시에 열리는 중요한 기회로 꼽힌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 부국장을 지내고 LG노바를 이끄는 이석우 센터장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생태계와 커뮤니티를 만들고 스타트업과 LG전자가 함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난 2년간 혁신가 커뮤니티와 강력한 투자자 네트워크를 구축해 비즈니스를 위한 협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디지털헬스케어 등 LG전자가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사업을 우리 역량과 외부 역량을 결합해 다음 세대에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상시적인 협업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LG노바 관계자는 “수시로 아이디어와 협업을 제안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특정 기한에만 협업 대상을 선정하는 공모전 개념에서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앞서 LG노바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올해 8월 전문 벤처 투자 기업 클리어브룩과 손을 잡고 기존 2000만 달러 수준의 ‘노바 프라임 펀드’를 1억 달러 이상 규모로 5배 이상 확대 조성하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