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홍익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 대학교 캠퍼스에 액상 대마 홍보물을 배포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자, 마약범죄 유입 방지를 위해 외부인 출입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홍익대는 외부인 출입 단속을 위한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홍익대 관계자는 "모든 외부인을 단속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안감을 고려해 캠퍼스 내 순찰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서울광진경찰서는 홍익대와 건국대, 가천대 등 대학 건물에 액상 대마를 홍보하는 내용의 광고물을 살포한 혐의(마약류관리법위반)를 받고 있는 40대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그는 미술대학 건물을 중심으로 "영감이 필요한가? 당신을 위한 획기적인 제품 '액상 대마'를 준비했다. 완전히 합법적"이라는 내용이 적힌 명함 크기의 홍보물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사기를 치려고 했고, 마약 판매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익대에 재학하고 있는 박모씨(23)는 "번화가나 유흥가에서만 일어난다고 생각했던 마약범죄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고 느껴졌다"라며 "외부인이 운동장이나 산책로 등을 이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사람은 단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부인이 대학교 캠퍼스를 비교적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2010년대에 전국적으로 '캠퍼스 담장 개방 사업'이 진행되면서부터다. 대학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확산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당시 전문가들은 안전관리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2010년에 '대학캠퍼스 범죄예방을 위한 제도개선방안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대학별로 경비원을 용역업체 등과의 계약을 통해 경비원을 고용하여 자체 출입통제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경비, 종합상황실, 대외협력 등 대학의 조직상 전담 부서 및 인력 재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대학을 대상으로 한 마약 범죄가 확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캠퍼스 외부인 출입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는 "대마와 같이 판매가 용이하고 거래도 간단한 마약은 앞으로 캠퍼스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경찰 등 수사기관과 연계해 경비를 강화하고 대학 자체적으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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