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이 숙원 사업인 하나자산운용 인수를 완료했다. 하나자산운용은 사명에서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를 떼고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편입돼 자산관리 명가로서 과거 입지를 회복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나자산운용은 30일 출범식을 열고 하나증권의 완전 자회사로서 새 출발을 알렸다. 행사에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 그룹 임직원 200명이 참석했다. 하나자산운용의 초대 대표로는 김태우 전 다올자산운용 부회장이 선임됐다. 김 신임 대표는 20년 이상 다양한 펀드를 운용한 자산운용 전문가다. 하나은행에서 시작해 미래에셋자산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 KTB자산운용(현 다올자산운용)을 거쳤다.
하나증권이 하나자산운용의 경영권을 되찾은 것은 16년 만이다. 앞서 하나증권은 2007년 하나UBS자산운용의 전신인 대한투자신탁 지분 51%를 UBS에 매각해 합작 법인으로 운용사를 거느렸다. 그러나 UBS와 합작사 운영에 시너지가 높지 않고 사업 확대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자 2017년 합작 관계를 끝내고 UBS로부터 지분을 되사오기로 했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지연되면서 6년 넘는 세월이 흘렀다.
하나증권은 올 3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획득한 뒤 27일 주금 납입을 마쳐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하나증권은 이로서 2007년 하나UBS자산운용을 설립한 지 16년 만에 온전히 경영권을 되찾게 됐다. 하나자산운용의 자본금은 450억 원, 운용 순자산 총액은 30조 389억 원에 달한다.
하나자산운용은 퇴직연금과 관련된 최적의 상품을 공급하고, 은행·증권 간 시너지 창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해 고객이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시장 트렌드를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금융그룹 관계사들과 협업을 통해 자산운용과 관리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는 목표다.
하나금융은 그간 자체 자산운용사가 없어 경쟁사들에 비해 소매 영업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최대주주가 글로벌 회사인 특성 상 영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상품을 즉각 출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나자산운용을 손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하나금융은 그룹 내 자산관리 업무를 일원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하나금융의 국내외 영업 네트워크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조직 개편과 인력 충원을 통해 퇴직연금 시장 공략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진출 등 그간 부진을 겪던 사업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사에서 “신규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적극 수용해 자산운용의 명가 재건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함 회장도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자산 관리 명가인 하나은행을 비롯해 증권, 캐피탈, 보험 등 하나금융의 국내외 영업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통해 성장과 도약의 기회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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