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만에 금리를 동결한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성과로 돌아온 모습이다. 다만 경제성장률은 0% 내외에 머물러 물가와 경제성장률 사이에서 유로존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10월 유로존 CPI 상승률은 2.9%로, 전월의 4.3%와 비교해 크게 내렸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한 블룸버그가 예상한 3.1%를 0.2%포인트 하회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유로존 CPI 상승률이 10.6%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크게 줄었음을 체감할 수 있다.
반면 같은 날 발표된 경제성장률은 유럽의 심각한 경기 침체를 보여줬다. 유로스타트는 3분기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전 분기 대비로는 0.1% 줄어들었다. 독일의 경기 침체 여파가 컸다.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독일의 GDP는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독일의 GDP가 계속 정체하거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존의 GDP가 0.7%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시장은 ECB가 물가에서 경제성장으로 관리의 초점을 옮겨 앞으로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ECB의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10회 연속 금리를 올렸던 ECB는 26일 금리를 4%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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