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2년간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 상승분이 고임금 근로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려는 노동시장 취약계층인 고령자, 여성이 저임금 근로로 몰리는 상황이 심해진다는 점이다. 올해는 고물가로 실질임금 마이너스도 이어지면서 저임금 근로 계층에 피해가 누적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15일 한국고용정보원은 13일 발표한 고용동향 브리프에 담긴 임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근로자 임금을 가장 낮은 층인 1분위와 가장 높은 층인 10분위로 나눠 분석한 결과 두 군의 실질임금 상승폭 차이가 컸다. 1분위의 경우 시간당 실질임금은 2020년 8807원에서 작년 9062원으로 2.9% 올랐다. 이는 정체 평균 8.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9분위는 2만9317원에서 3만1933원으로 11.2%나 올랐다. 이 흐름은 1~9분위와 임금 차이가 워낙 커 통계로 활용되지 않는 10분위(11.2)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고령화가 심해진 상황에서 저임금 근로자로 고령자, 여성과 같은 노동시장 취약계층 유입이 빨라지고 있다. 저임금 근로자 중 65세 이상 초고령층 비중은 2020년 15.9%로 2020년 대비 25.3%(인원 기준)나 증가했다. 작년 1분위의 근로자 성별을 보면 여성이 58.4%로 남성(41.6%)을 상회했다. 연령 별로는 24세 이하(19%)에 이어 65세 초고령층(15.9%)이 두번째로 높았다. 저임금 근로자(1분위 기준) 10명 중 3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아니라 숙박·음식점업에 종사한다. 보고서를 쓴 장사랑 책임연구원은 “2008년부터 완화 추세였던 임금 격차가 다시 확대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며 “고령층 노동시장 참여가 늘면서 저임금 일자리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고물가로 인해 월급이 되레 감소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이 컸던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이 더 팍팍한 상황이란 얘기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9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1~8월 월 평균 실질임금은 353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 하락했다. 실질임금이 마이너스라는 의미는 임금이 올라도 물가를 고려하면 인상이 아니라 감소란 의미다.
사업체의 임금 지급 능력도 함께 하락했다. 작년 1~8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5%로 올해 1~8월 3.7% 보다 높았다. 하지만 작년에는 명목임금이 5.4% 오른 덕분에 실질임금이 플러스였다. 하지만 올해 명목임금은 작년 절반도 안 되는 2.1% 오르는데 그쳤다. 잡히던 물가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8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3.4%로 석 달 만에 3%대를 다시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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