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국내 증시도 밀어올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60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국고채 금리도 미국 국채금리 하락의 영향을 받아 전 거래일 대비 0.1%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28.1원 내린 1300.8원에 마감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53.42포인트(2.2%) 상승한 2486.67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423억 원, 1조 915억 원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 6120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피는 전날 1.23%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2% 넘게 올라 250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코스피는 공매도 금지 첫날인 이달 6일 5.66% 급등하며 2502.37까지 올랐지만 13일 2403.76까지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2%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폭 낮아졌다”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대폭 하락해 증시에 우호적인 투자 여건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2차전지·인터넷 등 주요 기술주가 크게 오르며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005930)가 1400원(1.98%) 상승한 7만 22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SK하이닉스(000660)(3.15%)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3.32%), 네이버(3.47%) 등 대형주가 강세를 보였다. 한화오션이 7.97% 급등하고 현대차가 4.17% 오르면서 코스피 운수장비지수도 3.47% 올랐다.
코스닥지수 역시 15.17포인트(1.91%) 오른 809.36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04억 원, 132억 원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1770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바이오 종목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3.55%)와 셀트리온제약(068760)(9.46%), 알테오젠(196170)(10.38%) 등이 크게 올랐다.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2차전지 종목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에코프로(086520)는 장중 각각 9.24%, 8.23%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0.4%,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미국 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며 국고채 금리도 큰 폭 내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44%로 전 거래일 대비 11.3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국고채 10년물은 16.5bp 하락한 3.815%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역시 전 거래일보다 28.1원 내린 1300.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30원 넘게 떨어져 1300원대가 깨지기도 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환율이 1330원까지 올랐던 것은 물가가 끈적할(sticky)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는데 미국 CPI 발표로 이러한 기대가 되돌려지면서 1300원으로 복귀했다”며 “발표를 앞둔 미국 소매판매지수가 둔화할 경우 달러 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심리도 한 몫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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