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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챗GPT…AI 개발속도 놓고 이사회 강·온건파 정면충돌

[오픈AI 내홍…올트먼 CEO 전격해임 이유는]

올트먼 AGI 출시 가능성 언급에

이사회 'AI 위험성' 내세워 축출

올트먼 복귀 땐 이사회 재편 전망

해고 추진했던 반대파 쫓겨날듯

오픈AI 장기 성장성 타격 우려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올 6월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열린 'K스타트업 미트 오픈AI(K-Startups meet OpenAI)'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급작스러운 해고는 일반인공지능(AGI)의 등장과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놓고 이사회에서 벌어진 내홍이 표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트먼이 챗GPT 수익화에 속도를 내고 AGI 출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자 그 위험성을 명확히 아는 이사회가 축출에 나섰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AI 혁명을 이끌고 있는 오픈AI 내부의 ‘매파’와 ‘비둘기파’ 간 갈등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해고 소식을 뒤늦게 접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투자사들은 올트먼의 복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 복귀 시에는 해고를 추진한 ‘비둘기파’ 인사들이 역으로 쫓겨날 가능성이 높다. 비둘기파에는 오픈AI 수석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와 후임 CEO를 맡게 된 미라 무라티 등 챗GPT 주요 개발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올트먼이 복귀하더라도 오픈AI의 장기적인 성장성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SVN웨스트에서 처음 개최한 오픈AI 개발자 행사 ‘데브 데이’에서 GPT 개발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이날 올트먼 CEO는 개발 중인 GPT-5가 일반인공지능(AGI)이 될 수 있다고 처음으로 언급했다. 사진(샌프란시스코)=정혜진 특파원


18일(현지 시간) 테크 전문 매체 더버지는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과 CEO직 복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버지는 “올트먼이 복귀에 대해 ‘양면적(ambivalent)’인 입장을 지니고 있고 거버넌스에 큰 변화를 원한다”고 전했다. 테크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직원들에게 ‘임원진이 곧 새 업데이트를 공유할 예정으로 올트먼의 복귀가 낙관적’이라는 메모를 보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사회의 태도 변화는 17일 올트먼의 해고가 충동적으로 이뤄졌음을 방증한다. 오픈AI 지분 49%를 지니고 있는 MS조차 기사가 나오기 1분 전에야 해고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올트먼은 해고 전날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가하는 등 활발히 활동해왔다. 디인포메이션이 공개한 오픈AI 전사 회의 녹취에 따르면 올트먼 해고를 주도한 수츠케버는 “쿠데타라는 단어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해고 과정이) 이상적이지 않다는 점에는 완전히 동의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과 직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CEO 교체에 오픈AI 내부는 혼란에 빠졌다. 올트먼이 해고된 직후 오픈AI 공동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그레그 브록먼이 사임했다. 선임연구원 3명도 사표를 던졌다. 더버지는 “투자자들은 이사회로부터 사전 경고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를 받지 못했다”며 “챗GPT와 타사 AI 간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회사의 얼굴인 올트먼이 제거돼 오픈AI의 미래가 불확실성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이사회가 대외적으로 밝힌 올트먼의 해고 사유는 ‘정직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이지만 실상은 좀 더 복잡하다. 이사회는 해고 사실을 공지하며 “인류에 해를 끼치거나 부당하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AI·AGI 활성을 막는 것이 이사회의 우선 임무”라고 적었다. 수츠케버도 직원들에게 “오픈AI는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는 AGI를 구축하기 위해 조직한 비영리단체”라며 회사 모토를 상기시켰다. 올트먼이 AGI 개발을 막거나, 인류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거나, 지나치게 영리를 추구해 해고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말로 풀이된다.

올트먼이 AGI 개발을 막아섰을 가능성은 적다. 올트먼은 이달 6일 오픈AI 첫 개발자 회의를 열고 “개발 중인 GPT-5가 AGI가 될 수 있다”며 AGI 개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현재 사용되는 ‘약인공지능’은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챗GPT, 그림을 그리는 달리(Dall-E)처럼 특정 역할만 가능하다. 그러나 ‘강인공지능’인 AGI는 사람과 같이 모든 분야를 처리할 수 있다. 스스로 학습해 ‘초인공지능(ASI)’으로 도약할 확률도 지닌다. AGI 개발 시 AI가 인간의 이해와 통제를 넘어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특이점’이 올 수도 있는 셈이다.

오픈AI가 이미 AGI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문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보탠다. GPT-4 출시일 등을 정확히 맞히며 오픈AI 내부자로 평가받는 팁스터(정보 유출자) 지미 애플은 올 9월 “오픈AI 내부적으로 AGI가 달성됐다”며 “파라미터(매개변수) 125조 개 기반으로 GPT-5를 개발했으나 안전을 위해 2024년까지 출시 보류 중”이라고 주장했다. 오픈AI는 GPT-4 매개변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1조 개 내외의 성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AGI의 위험성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이사회가 안전성을 도외시하고 AGI 개발 사실을 공개한 데다 GPT스토어 등을 출시하며 수익화에 열성을 보이는 올트먼에 반기를 들었다는 해석이 따른다. 수츠케버는 오픈AI 수석과학자인 데다 올 5월 구성된 AGI대응팀장을 맡고 있다. CEO직을 승계한 무라티는 실질적인 챗GPT 개발자다. 모두 현 AI의 개발 단계를 가장 정확히 아는 인물들로 꾸준히 AGI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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