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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 지연에…"숙박비만 벌써 500만원" [세종시 돋보기]

세종 거주 관료 호텔예약 골머리

출장비도 모자라 자비 더 쓸 판





기획재정부의 한 실무자는 최근 숙박비로만 약 500만 원을 결제했다. 그가 숙박비에 이 같은 ‘거금’을 들인 것은 이번 주부터 본격화한 국회 예산 심의 때문이다. 국회 예산 심의 일정에 맞춰 예약 기간도 이달 초부터 12월 22일까지다. 그는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세종에 거주하고 있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국회 대응 일정을 소화하려면 평일에 제때 귀가할 수 없다. 그는 “국회 인근에는 4성급 이상 호텔밖에 없어 숙박비가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눈 여겨 볼 대목은 호텔 예약 기간이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 법정 기한(12월 2일)을 훌쩍 넘긴다. 사실상 국회가 법정 기한 내 예산안을 처리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셈이다.

국회는 이미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법정 기한을 넘겨 예산안을 처리했다. 심지어 지난해는 법정 기한을 3주 이상 넘겨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가장 늦게 처리된 예산안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관가 안팎에서는 준예산 편성 가능성까지 거론될 만큼 ‘예산안 지각 처리’를 확신하는 모습이다. 연구개발(R&D)·새만금 예산 삭감, 검찰 특별활동비 등 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간 입장차가 워낙 첨예하기 때문이다.

출장비에도 불만이 많다. 세종시의 한 간부는 “결국 올해도 예산안 처리가 법정 기한을 넘기면 (일부 관료들은) 숙박비로만 자비로 100만~200만 원을 들여야 한다”고 푸념했다.

인사혁신처가 정한 공무원 출장 숙박비 상한액은 서울 기준 1박당 10만 원이다. 호텔 30일치를 예약하면 최대 300만 원까지만 여비로 처리할 수 있는 셈이다. 이마저 인사혁신처가 올 3월 물가 상승세에 맞춰 숙박비를 기존 7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올린 덕분이다.

걱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처럼 예산안 처리가 연말까지 지연되면 당장 숙박업소를 구하는 것 자체가 ‘미션임파서블’에 가깝다. 주말을 낀 다음 달 23일부터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로 서울 숙박업소 가격이 확 뛰는 데다 예약 자체가 하늘에 별 따기다. 이 때문에 “예산안 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노숙이라도 할 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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