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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도 미뤘는데 내년 시즌4승 해야죠"

■KPGA 다승왕 고군택 인터뷰

올해만 3승…4년차 '커리어 하이'

비거리 늘리고 구질 다양화 효과

日·亞시드 획득…내년 병행활동

해외진출 넘어 우승도 노려볼 것

고군택. 사진 제공=KPGA




고군택.


“플레이가 잘되지 않은 순간들에서 많은 것을 배운 참 뜻깊은 시즌이었어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4년 차에 커리어 하이를 찍은 고군택(24·대보건설)은 2023시즌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그는 2018년 박상현(40·동아제약) 이후 5년만, 20대 선수로는 16년 만에 시즌 3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내친김에 군 입대까지 연기한 그는 ‘물 들어온 김에 노 젓는다’는 말처럼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고군택은 8일 개막해 10일까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GC에서 열리는 LIV 골프 프로모션에 출전 중이다. 퀄리파잉 스쿨 성격인 이 대회에서 상위 3명 안에 들면 내년 LIV 골프 출전권을 받는다. 고군택은 “상위 3명만 뽑기 때문에 사실 경험을 쌓기 위해 출전 신청을 했다”면서 “해외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많이 배워보려고 한다”고 했다.

올 시즌 KPGA 투어 상하반기의 문은 고군택이 열었다. 2020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그는 올해 4월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따냈다. 그러더니 7월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승수를 추가했고 하반기 첫 대회인 9월 제39회 신한 동해오픈까지 제패하며 5개월 새 3승을 쌓았다. “올해 3승이나 했는데 대상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꾸준하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아쉬워한 고군택은 “저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제네시스 대상(MVP)은 함정우(29·하나금융그룹)가 차지했고 고군택은 다승왕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48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던 고군택은 비거리와 다양한 구질 구사 능력을 끌어올린 효험을 톡톡히 봤다. 결과는 3개의 우승 트로피로 이어졌다. 올해 그는 KPGA 투어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 293야드(4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약 15야드가 늘어난 것으로 데뷔 이후 장타 부문에서 50위 안에 든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또 드로와 페이드 등 원하는 구질도 손쉽게 날렸다. 그는 “지난해 겨울 동안 백스윙과 그립을 수정하면서 구질 연습을 많이 했다. 원래 드로를 쳤는데 미스가 많이 났다”면서 “올해는 드로와 페이드를 둘 다 치면서 홀을 공략하는 게 쉬워졌다. 비거리가 10m 넘게 늘어난 것도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군택은 당초 올 시즌을 마친 뒤 12월 군 입대를 계획하고 있었다. KPGA 투어 선수들이 최대 리스크로 여기는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가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관한 신한 동해오픈에서 덜컥 우승하면서 해외 진출의 길이 열렸다. KPGA 투어 5년 시드와 일본·아시안 투어 각 2년 시드를 받은 것. 이 대회 개막을 며칠 앞두고 신청했던 육군 기술행정병 입대 희망 신청을 곧바로 취소했다는 그는 “출전 자격을 받은 만큼 해외 투어 경험을 쌓고 싶다. 분명히 내 골프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 입대까지 미룬 고군택에게 내년은 올해보다 더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KPGA 투어 시즌 4승과 해외 투어 우승을 내년 목표로 잡은 고군택은 “3승도 어렵게 하기는 했지만 목표는 높을수록 더 좋기 때문에 시즌 4승을 노려보겠다”며 “내년 봄 KPGA 투어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아시안 투어에서 뛰다가 이후 국내와 일본 투어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1승이 목표였는데 3승까지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압박감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내년에도 투어에 임할 것”이라며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올해 받지 못한 대상 타이틀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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