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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결국 창당선언…"그동안 감사" 與는 무덤덤

■ 국민의힘 탈당 기자회견

창준위 발족…내달 중순에 출범

"軍이겨냈더니 檢주도 극한정쟁"

'제3지대' 결합 가능성은 열어둬

박정하 대변인 "뜻한 바 이루시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노원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 선언과 함께 가칭 ‘개혁신당’ 창당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 제출을 시작으로 내년 1월 중순까지 개혁 보수를 표방한 가칭 ‘개혁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구상이다. 총선을 약 3개월 앞두고 독자 세력화에 나섰지만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정치권의 관심은 여당의 새 지휘부를 맡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쏠려 있어 이준석 신당의 이슈 몰이 동력이 약화된 상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보편적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창당의 첫 단계인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했으며 내년 1월 중순까지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공용어는 미래여야 한다”며 신당에서 △교육 개혁 △연금 개혁 △저출산 등 미래 과제의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대선이 끝난 지 2년이 다 돼가는데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돼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당 대표가 모두 군인인 시대를 이겨냈던 우리가 왜 다시 검찰·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당을 겨냥한 검투사 정치를 ‘보름달’에, 미래를 논의하는 본인의 신당은 ‘초승달’에 각각 빗대어 “보름달은 항상 지고 초승달은 항상 차오른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86 운동권 세력 청산론’을 기치로 내세운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 (누군가는)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양측은 이날 세대 담론을 두고 공방을 주고받기도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이 전 대표의 ‘세대포위론’을 “갈라치기”라고 규정하고 “정략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몰라도 세상에는 해로울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굳이 세대포위론을 부정하고 나서는 것을 보면 안 쓰럽다”며 “이준석과 차별화를 할 게 아니라 대통령과 차별화를 하라. 환자가 어디에 있는지 항상 새겨달라”고 응수했다.

제3지대 세력과의 결합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여당 복귀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신당을 마음먹은 상황에서 완벽한 동일성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같은 점 몇 가지를 찾아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총선 전 (여당과의) 재결합 시나리오는 부정하고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으로부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직, 양지 출마 제안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고도 밝혔다.

이 전 대표가 호기롭게 신당을 띄웠지만 총선 파급력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성공의 필수 조건은 대중의 관심이지만 현재 여론의 시선은 전일 출격한 ‘한동훈 비대위’에 쏠려 있다. 또한 그간 ‘보수의 새 얼굴’이라는 타이틀은 이 전 대표가 독식해왔지만 ‘기성 정치와의 정면 승부’을 내건 한 위원장의 등장으로 입지도 축소됐다는 평가다. 신당을 함께 짊어지고 갈 ‘이준석계’ 구인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그간 행보를 같이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3명이 신당에 순차 합류할 것으로 보이지만 거물급 인사가 없다는 게 고민거리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표의 탈당 선언에 대해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뜻하는 바 이루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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