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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공화국에 ‘반가운 전망’…“올 산재사망자 첫 500명대될 듯”

고용부, 올해 재해조사 사망사고 전망 공개

500명대면 역대 최소…작년엔 644명 사망

안전불감증·산업 구조·비용 절감…사고 요인

사망 감축엔 예방 정책·중대법 효과 영향 준 듯

16일 오후 서울역 공간모아에서 열린 재난참사 피해자연대 발족식에서 화력발전소 비정규 하청 노동자였던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재공화국이란 오명을 쓴 우리나라의 올해 산재사망자 수가 예년보다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정부 전망이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28일 올해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로 사고사망자 수가 500명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작년 1분기부터 대외적으로 공표된 이 통계는 산재승인 통계와 달리 매해 발생 산재사고를 집계한다.

만일 고용부 전망대로 올해 산재사망자가 500명대를 기록한다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최근 3~4년간 사망자는 600~700명대에서 정체 상태였다. 작년에는 644명, 2021년에는 683명이었다. 올해 정확한 사고사망자 수는 내년 1월 공개된다. 올해 추이를 보면 산술적으로 500명 중·후반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1~9월 사고사망자는 459명이었다. 산술적으로 3개월마다 153명이 사망한 셈이다.



우리나라는 산재공화국으로 평가받는다. 산재승인 통계 기준으로 2021년 사고사망자는 828명으로 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고사망자)은 0.43‱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4위다. 기업과 근로자, 산업 구조, 정부 정책 등 전반이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나라는 다른 업종에 비해 사고 위험이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 비중이 약 33%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원·하청의 안전관리체계가 유기적이지 못하고 고령자, 외국인과 같은 안전 취약계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업이 사고 예방을 투자 보다 비용으로 인식하고 국민의 안전불감증도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산재사고사망자가 줄어든 배경으로는 정부의 산재 감축 정책,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효과를 꼽을 수 있다. 고용부는 올해 기업 스스로 사고 위험 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자기규율 안전체계 확산에 힘썼다. 전국 단위 안전지도인 ‘현장점검의 날’을 24회 운영하면서 2만여곳의 사업장 위험요인을 없앴다. 사고 위험을 알리는 중대재해 사이렌, 중대재해 사고백서도 손에 꼽히는 성과다.

작년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도 산재 감축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많다. 이 법은 중대재해를 일으킨 경영책임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 법으로 종전 산업안전보건법 보다 처벌 강도가 세다. 이 법 시행 후 기업 스스로 안전의식이 높아졌고 안전관리체계가 고도화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중대재해법은 내년 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건설업의 경우 공사금액 50억원 미만)까지 확대 시행할 지를 두고 정부·경영계와 노동계가 맞서고 있다. 정부와 경영계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영세성을 고려해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 동안 중대재해법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산재사고 사망자수가 500명대로 감소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며 “산재 감축은 수많은 노동자와 유족이 싸워낸 결과”라고 중대재해법 시행 유예를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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