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더 나은 패션의 실마리를 찾아서[지구용]

코오롱FnC '패션 임팩트 챌린지' 수상한 아이디어들

의류 분리배출·재활용에 리워드까지 엮은 '풍차'팀

옷 기증하고 재고의류 구매하는 솔루션 '트와이스'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브랜드 가치 높이는 시대"


※기사 내 링크는 서울경제신문 홈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패션 산업은 지구의 적이기도 합니다. 매년 수많은 의류 쓰레기를 양산하기 때문입니다. 패션 기업들도 그런 비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해결책을 고민 중입니다. 르캐시미어, 에피그램, 럭키슈에뜨, 쿠론, 슈콤마보니, 코오롱스포츠 등 많은 패션 브랜드를 거느린 코오롱FnC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진정성은 예전에 지구용에서 소개했던 래코드(안 팔린 옷의 재탄생 편), 솟솟 리버스(제주도 횟집에 생긴 수상한 가게 편)에서 확인한 적이 있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ESG 패션 솔루션을 고민하는 ‘패션 임팩트 챌린지’ 대회도 열었습니다. 좀 뒤늦긴 했지만, 이제라도 대회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런 현실적인 방안들도 있겠다 싶었고 지구용사님들과도 꼭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헌옷 돌려주고 리워드 받는 법


코오롱FnC의 패션 임팩트 챌린지에는 대학(원)생 약 100명(4인 1팀)이 지원했고 최종 결선에는 4개팀이 진출했습니다. 지구용은 그 중에서도 환경에 초점을 맞춘 '풍차'와 '트와이스'팀을 만나고 왔습니다. 최우수상을 받은 풍차 팀은 효율적인 헌옷 수거와 리워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풍차 팀의 이상용 리더는 "패스트패션을 누구보다 좋아하던 사람"이었지만 친구가 페트병을 버리려고 비닐 라벨을 뜯어내는 순간 '페트병은 저렇게 버리면 되는데 옷은?'이란 의문을 가졌습니다. 팀원들과 고민하다 보니 QR코드를 활용한 올바른 분리배출 가이드라는 솔루션이 만들어졌고요. 옷의 라벨에 달린 QR코드를 찍으면 옷 소재에 따라 어떻게 버려야 할지를 자세히 알려주는 겁니다.

/코오롱FnC 제공




여기까지가 아닙니다. 옷이 제대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코오롱FnC의 오프라인 매장에 전달하면 코오롱FnC의 제품 구매에 쓸 수 있는 '그린 마일리지'라는 리워드를 제공한다는 구상. 풍차 팀은 철두철미하게도 QR코드를 찍으면 연결될 웹페이지까지(샘플이지만)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유진 팀원은 "단일소재로 만든 의류라면 100% 재활용 가능하고, 부자재는 코오롱스포츠에서 의류를 만들 때 재활용한다거나 매장의 집기·인테리어에 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코오롱스포츠의 '리버스' 라인은 재고의류 등을 활용해 새 옷을 선보여 왔습니다.

물론 이런 노력만으로 패션 산업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상용 리더는 "현재 정부의 의류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은 '부자재 분리 배출을 권고한다'는 식으로 애매모호한데, 더 확실한 가이드라인등 정부가 먼저 제도개선을 한 다음에 패션 업계가 소통하고 힘을 모아서 더 큰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막 정보, OLO 릴레이마켓


코오롱FnC가 자사 브랜드 제품을 중고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코오롱 전용 리세일 마켓. KOLON에서 OLO만 보면 귀여운 눈코입 같아서 떼어다 작명했다고 합니다. 옷을 올리면 코오롱FnC가 검수하고 가격을 매겨서 마일리지로 돌려줍니다.


소비자, 기업이 힘 합쳐 재고 구출


우수상을 받은 트와이스는 의류 재고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아시다시피 세일과 아울렛에서도 안 팔리고 남은 재고는 불태워지거나 저개발국에 버려져서 환경을 오염시킵니다. 만드는 과정부터 환경오염과 탄소배출이 적잖은데 결국 폐기마저도 지구를 힘들게 만드는 셈입니다.

그래서 트와이스는 안 입는 옷을 기증하는 소비자들에게 재고의류 구매에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솔루션을 고안했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재고 처분&판매 수수료 확보가 가능해서 이득인 구조.

/코오롱FnC 제공


이 아이디어를 듣고 가장 걱정됐던 건 패션기업들이 재고를 싸게 처분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이미지 하락 때문에 꺼려하지 않을까, 였습니다. 그렇지만 "시대적 흐름이고 기업들이 원하지 않아도 대비해야 한다"는 팀원들의 답변. 유럽 같은 의류재고 처분 규제가 우리나라에도 생겨날 테니까요. 재고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재고 보관에 따른 비용(창고 비용, 물류비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을 겁니다.

트와이스의 안은선 팀원님은 "더 근본적으로는 의류를 덜 생산하고 재고를 줄여야겠지만 그럼에도 생겨나는 재고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아무래 환경을 고민한다 해도 옷을 소비하려는 욕구는 남아있을 것이고, 이 문제를 기업과 함께 건강하게 해결할 방안을 고민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브랜드 가치는 희소성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시도가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시대"라는 지적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됐습니다.

패션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안 사는 게 가장 좋은 답입니다. 좋은 옷을 오래오래 입어야겠고요. 하지만 모두가 이런 실천에 동참하도록 강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패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고민하도록 목소리를 내고, 좋은 솔루션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이용해줘야겠습니다.

용사님들도 앞으로 코오롱FnC의 행보를 매의 눈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제도 개선을 위해, 패션 기업들의 재고&반품 폐기를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서명(by 다시입다연구소)도 해주시고요.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분들이 더욱 용기를 얻고 실행에 옮길 수 있길, 그리고 마침내 패션산업을 바꿀 수 있길 기다려봅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