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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레닌그라드 전투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9월 8일 독일군이 소련 제2의 도시이자 산업 중심지인 레닌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는 마지막 육상 연결 도로를 차단했다. 소련을 침공해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오는 독일군에 저항해 레닌그라드 시민들이 도시를 요새화하고 항전에 나서자 도시를 봉쇄해 항복을 얻어내려 한 것이다. 고립된 도시로 포탄이 빗발치며 식량 창고를 불태웠다. 1944년 1월 27일까지 872일 동안이나 계속된 레닌그라드 전투의 시작이다. 보급망 차단과 무차별 폭격으로 항복을 얻어내려는 독일의 공세와 포위망을 뚫으려는 ‘붉은군대’의 공방전은 결국 소련의 승리로 끝났다. 약 15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역사상 가장 길고 참혹했던 포위전을 견뎌낸 레닌그라드에 소련은 ‘영웅 도시’ 칭호를 수여했다.

지난달 29일 북한 평양의 대동문영화관에서 영화 감상회가 열렸다. 상영 영화는 레닌그라드 전투에 관한 1944년 작 소련의 기록 영상물 ‘레닌그라드에서의 위대한 승리’이다. 레닌그라드 해방 80주년을 맞아 북한러시아친선협회와 북한 주재 러시아연방대사관이 공동 개최한 친선 행사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참석자들을 인용해 “(북러) 두 나라 유대를 강화하고 전통적인 친선 협조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으며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러가 80년 전 영화 속 레닌그라드 전투의 승리를 함께 지켜보며 국제사회에 대한 저항과 결속 의지를 다진 것일까.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로 북러는 전통적 우방 수준을 넘어서 경제·외교·군사 등 전방위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월 대선에서 5번째 당선이 확실시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4년 만의 북한 방문까지 예고한 상태다. 특히 전쟁 장기화로 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북한의 포탄과 미사일을 공급 받는 대신 첨단 군사기술 등을 북한에 넘겨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 제재를 무력화하고 국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 거래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북러 밀착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도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고 압도적 힘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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