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 버크셔(28·미국)는 330야드 넘는 샷을 두어 번 치고는 곧바로 456야드를 찍었다. 사람들의 탄성과 환호에 그는 익숙한 반응을 대하듯 손을 들어 보이며 씩 웃었다. 지난 주말 강남에서 열린 코브라골프 신제품 발표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실내 골프 시뮬레이터로 샷 시범을 보인 버크셔는 54도 웨지로 174야드, 8번 아이언으로 238야드를 보냈다.
버크셔는 세계적인 장타왕이다. 월드 롱드라이브 챔피언십 세 차례 우승(2019·2021·2023년)을 자랑하며 지난해 고지대 코스에서 진행한 개인 기록 측정에서는 무려 579야드를 찍어 세계 기록을 작성했다. 키 190㎝, 체중 97㎏의 거구이기는 한데 400~500야드를 쉽게 날리는 괴물치고는 그리 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미디어 인터뷰에서는 당연히 ‘아마추어에게 추천하는 거리 늘리는 연습’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버크셔는 “두 가지를 해라. 첫째는 1주에 세 번씩 스피드 훈련하기, 둘째는 유연성 기르는 운동을 포함한 웨이트트레이닝의 생활화”라고 했다. 그는 주말 골퍼도 장타 전문 선수가 하는 것처럼 장타 집중 훈련을 하면 좋다고 추천했다. “스윙 스피드가 시속 100마일인 사람이 스피드 훈련을 통해 110마일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면 그 사람은 이제 힘을 좀 뺀 100마일의 스윙으로 정확도 높은 샷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피드 훈련은 방향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무조건 임팩트에만 집중하면서 있는 힘껏 30~50개를 치는 것이다. 체육관에서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많이 하지만 유연성 운동도 같은 비중으로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버크셔는 “관절에 무리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유연성 운동이 필수다. 그래야 갑옷을 입은 것처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재밌는 것은 드라이버 샤프트의 강도가 아마추어 초심자들에게도 익숙한 ‘R(레귤러)’이라는 것이다. 버크셔는 “장타 대회에 처음 나갔을 때는 아주 아주 단단한 4X 샤프트까지 썼다. 하지만 경험과 요령이 더해진 뒤로는 R를 쓴다”며 “채가 몸을 못 따라올 때도 있지만 부드럽게 한 번 더 쳐주는 ‘킥’이 좋다. 장타 대회는 모든 샷을 똑바로 보낼 필요는 없고 아주 멀리 제법 정확하게 날아가는 하나의 샷만 나와줘도 되기 때문에 R 샤프트로 타이밍을 잘 맞춰서 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18홀 라운드를 할 때는 2X 샤프트를 꽂는다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를 꿈꾸던 버크셔는 우승하는 선수까지 가기는 어렵겠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대학 2학년 때부터 장타를 파고들었다. 지금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등 정상급 투어 선수들이 자신에게 장타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데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버크셔는 코브라골프 신제품인 다크스피드의 제품 개발에도 참여했다.
“롱드라이브의 고트(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가 되고 싶다”는 버크셔는 몇 야드까지 보내고 싶으냐는 물음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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