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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관계 멀어지는 와중에…러시아 외무차관 '깜짝' 방한

정부, '북·러 군사 협력' 입장 전달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연합뉴스




정부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를 지적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러시아 외교부에서 ‘편향적이며 혐오스럽다’고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와중에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비공개로 방한해 외교부 고위급 인사들을 만났다.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는 3일 지노비예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의 최근 언급에 대해 엄중 항의했다. 정 차관보는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 북한을 감싸면서 일국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는 한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다”며 이를 본국 정부에 즉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앞서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이 선제적 핵 공격을 법제화한 세계 유일한 국가라고 주장하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노골적으로 편향됐다”며 “미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그 동맹국들의 뻔뻔스러운 정책으로 한반도와 그 주변에 긴장과 갈등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해당 발언은) 특히 혐오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이 거친 발언을 쏟아냈던 지난 1일(현지시간)은 루덴코 외교부 차관이 한국을 찾아 고위급 관계자들과 잇단 회동을 벌이던 시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루덴코 차관의 방문 시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 고위급 외교 당국자가 방한한 상황에서 현지 외교부가 공개적으로 상대국 정상 발언을 직격해 비판하는 ‘비외교적’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은 지난 1일 서울에 도착했고 이튿날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정병원 차관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만나 양자 현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협의했다. 그는 방한 일정을 끝내고 4일 오전 러시아로 출국했다. 외교부는 “우리 측은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러시아 측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며 “러시아 내 우리 국민과 기업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러시아 측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또 “김 본부장이 루덴코 차관에게 ‘북·러 군사협력을 중단하고 유엔 결의상 의무를 철저히 준수하라’고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루덴코 차관의 방한 당시 자하로바 대변인의 거친 발언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외교가 일각에서는 한국을 겨냥한 러시아의 강경한 발언과 실제 러시아가 보인 행동을 구분해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윤 대통령을 거칠게 비난했지만 실상은 한국과의 관계 회복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다만 루덴코 차관의 방한에서 양국 간 대면 협의가 이뤄진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공감대를 이루기보다는 각자 입장을 설명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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