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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삼성 반도체, 뼈를 깎는 쇄신 필요하다

HBM·범용 D램 등 비판·위기감 고조

실적은 물론 시장 신뢰도 회복해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가 심상찮다. 설계·소재·부품·장비 등 다양한 반도체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삼성전자에 대한 평가를 듣기 마련인데, 시간이 갈수록 비판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진다는 느낌이 든다.

업계 안팎으로 지난해 메모리 업계를 뒤흔들었던 고대역폭(HBM) 메모리에 대한 비판이 가장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5세대 HBM(HBM3E) '샤인볼트'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HBM 생산능력을 2.5배 이상 올린다고 공언했다.

삼성의 자신감과는 달리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HBM 업계의 가장 큰 손인 엔비디아의 선택은 언제 쯤 받을 수 있는지, 현재 고수하고 있는 열압착(TC) 본딩 공정의 생산성과 수율은 경쟁사에 비해 얼마나 나은지, 뒤를 바짝 쫓는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의 기술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대해 사람들은 신뢰보다 의구심을 먼저 품는다.

범용 메모리에 대한 문제도 수시로 제기된다. '초격차'로 이름을 날리던 삼성전자의 기술 격차가 라이벌들과 좁혀졌다. 서버용 고용량 DDR5 D램에서는 경쟁사의 위치가 독보적이라는 소문부터 차세대 D램인 10㎚(나노미터)급 6세대 D램 개발 속도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발표했던 '2030년 1위 비전'이 무색하게 대만 TSMC와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내·소규모 팹리스를 챙기지 않았다, 기술 격차와 생태계가 이미 TSMC와 너무 벌어졌다는 등의 분석을 들은 적도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불황에 타격을 받아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초유의 실적 악화보다 더욱 뼈아픈 건 업계 관계자와 투자자들이 삼성에 보냈던 높은 신뢰가 점점 내리막을 걷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비판을 했던 사람들은 한국의 대표 기업이 쉽게 무너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1992년 세계 D램 시장 1위를 차지했을 때부터 굴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한 저력을 바탕으로 업계 리더십을 잡고 각종 우려를 지우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실적 개선도 문제지만 고객·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등 경영진은 반등을 위한 답을 찾았고 삼성은 만만한 조직이 아닌 만큼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예상대로 올해 삼성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분위기 역전에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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