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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수요 급감' 英 매치스패션, 역사 속으로…부진의 늪 명품몰

글로벌 명품 플랫폼 생사기로

'37년 역사' 기업마저 회생절차

리치몬트·육스 등도 매각 진행

소비 위축에 적자 갈수록 늘어

국내도 비슷…'머트발' 3사 위기

사옥 매각 등 탈출구 찾기 안간힘





영국 명품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매치스패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프레이저스 그룹이 인수한 지 두 달 만이다. 매치스패션은 직원 533명 중 273명을 해고했고,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명품 플랫폼들이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몇 년 새 늘어난 명품 수요로 인해 e커머스와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기존의 업체들도 명품 카테고리를 만들며 경쟁이 심화됐지만, 소비 위축에 적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업체들은 줄줄이 파산이나 매각을 택하고 있다.

12일 명품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매치스패션의 최대주주 영국 프레이저스 그룹은 지난 8일(현지시간) 글로벌 컨설팅업체 테네오의 벤지 다이몬트를 공동 관리자로 선임하고 기업회생 절차를 밟기로 했다. 프레이저스 그룹을 소유한 영국의 억만장자 마이크 애슐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사업 계획 목표를 계속 달성하지 못했다”며 “턴어라운드를 위해 자금을 조달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1987년 런던 교외 윔블던에서 부티크로 시작한 매치스패션은 부유층을 상대로 단골 고객을 확보해 덩치를 키운 뒤 2013년 온라인 사업에 진출했다. 2017년 사모펀드 에이팩스 파트너가 8억 파운드(약 1조 3500억 원)에 사들였고 2019년에는 연간 매출 7300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에 접어들며 성장세가 멈췄고 지난해 700억원의 손실을 냈다. 결국 에이팩스 파트너가 지난 해 12월 프레이저스 그룹에 5200만 파운드(875억원)에 회사를 매각했으나 결국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매치스패션은 런던 내 오프라인 매장 3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 150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벤지 다이몬트는 이날 채권단 관리인으로 선정되며 “명품 패션 소매업체와 마찬가지로 매치스패션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이자율 등으로 소비 위축이 진행되며 작년에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며 “지난해 12월 프레이저스가 매치스패션을 인수하고 추가 자금을 투입한 이후 거래가 계속 악화돼 결국 경영권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이 지난해 12월 6500억 원에 인수한 ‘파페치’도 외형은 커졌지만 손실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활성 고객 수는 지난해 2분기 기준 399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배 가량 늘고 매출도 2015년 1억 4231만 달러(1860억원)에서 2022년 23억 달러(3조원)까지 급증했지만 손실이 가중되며 사전 회생절차(pre-pack administration process)를 밟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던 파페치는 쿠팡에 인수된 후 상장 폐지됐고, 창업자인 주제 네베스는 대표에서 밀려났다. 또 영국, 포르투갈 등 20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다른 명품 플랫폼인 ‘리치몬트’와 ‘육스’, ‘네타포르테’ 등도 적자 규모가 불어나며 매각을 진행 중이다. 아마존의 경우 2020년 ‘럭셔리 스토어’를 만들고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으나 모조품 판매 정책에 대한 불만 등으로 하이엔드급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국내 3대 명품 플랫폼인 머스트잇·트렌비·발란도 소비 침체의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보복 소비 열풍에 몸집을 키웠던 이들 업체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영업 손실이 확대됐다. 월간 이용활성자수(MAU) 역시 2022년 정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발란, 트렌비, 머스트의 2월 MAU는 23만명, 19만명, 13만명으로 2021년 대비 각각 62%, 74%, 48%씩 감소했다.

이에 3사는 지난해 합병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실사 막바지에 협상이 결렬됐다. 머스트잇의 경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사옥 매각 등 생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소비 심리는 위축됐지만, 디지털 고객 확보 비용의 급증했다”며 “할인 부담에 이어 늘어난 e커머스 업체들로 인해 명품 브랜드 유치 단계에서 ‘갑’과 ‘을’의 관계가 뒤바뀌며 수수료 비용 증가 등의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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