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랠리에 힘입어 위믹스 등 토종 코인의 몸값도 올랐다. 업비트·빗썸 등 가상자산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의 다운로드 순위가 기존 금융사 앱을 제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나 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의 투자 열풍이 부는 만큼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중 시가총액 1위인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는 12일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한 주 새 24% 가까이 급등해 3달러대를 회복했다. 테라(LUNA) 역시 지난주 대비 30% 올라 1.0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원화 기준 1억 원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기록하자 덩달아 몸값이 뛰었다.
가상자산거래소 앱을 다운받으려는 이들도 늘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는 12일 오후 2시 20분 구글 플레이스토어 ‘국내 무료 앱 인기 순위’에서 17위를 기록했다. 카카오톡(11위)과 불과 다섯 계단 차이다. 빗썸은 28위로 토스(31위), NH올원뱅크(34위), 카카오뱅크(42위) 등 기존 금융사보다 순위가 높았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BTC 가격이 7000만 원에 머물던 지난달 12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업비트·빗썸의 순위는 100위 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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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상자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법과 제도의 부재로 인한 투자 피해 사례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오르빗체인(ORC)과 갤럭시아(GXA), 썸씽(SSX) 등 주요 가상자산을 노린 해킹 공격이 연달아 발생하며 국내 투자자의 피해가 컸다. 가상자산 발행사 지갑 계정에서 해킹된 ‘장물’이 대량으로 시장에 풀리면서 시세가 급락한 것이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자율규제 기구인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해킹된 가상자산을 원화 거래소에서 일제히 상장폐지하는 방식으로 사후 수습에 나서면서 매도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의 피해가 가중됐다.
이러한 피해는 가상자산 발행사가 보유한 물량을 제3의 보관 업자가 예탁하도록 하는 투자자 보호 체계가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7월 시행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해킹 방지를 위한 가상자산사업자(VASP)의 의무 규정은 있지만 가상자산 발행사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가상자산 2단계 법안에서 가상자산공개(ICO)를 법제화해 발행사가 보유한 가상자산 물량을 외부 지갑 보관 업자에 예탁하도록 하거나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별도의 규제를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가상자산 발행사의 외부 예탁도, 가상자산 전용 보험도 국내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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