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올해 막아야 하는 부동산 금융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만기 도래액이 10조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 업계는 대형 증권사는 해외 부동산, 중소형 증권사는 국내 브리지론(사업 초기 토지 매입 등에 쓰는 단기 차입금)과 중·후순위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가 올해 재무 건전성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이 될 것으로 꼽았다.
1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자본 3조 원 이상의 종합 금융투자 사업자인 대형 증권사 9개 사의 올해 주요 부동산 익스포저 만기 도래액은 6조 9000억 원이다. 이들을 뺀 중소형 증권사 20개 사는 총 3조 40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익스포저 만기를 떠안는다. 주요 증권사 29곳이 올해 안에 총 10조 3000억 원 상당의 부동산 익스포저 만기를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부동산 익스포저는 국내 부동산 사업의 브리지론 전체와 중·후순위 본 PF 대출, 해외 부동산 관련 펀드 등 수익증권 투자와 대출로 구성돼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선순위 본 PF 등까지 고려하면 연내 만기를 맞는 증권사의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는 더 커진다.
세부적으로 대형 증권사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전체 6조 9000억 원 중 브릿지론이 3조 200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의 익스포저에는 해외 부동산 관련 도래액도 2조 8000억 원에 달했다. 대형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 만기 도래액은 향후 5년 가운데 올해가 가장 크다.
중소형 증권사 익스포저의 경우 해외부동산(5000억 원)보다 국내 사업장의 브릿지론(1조 7000억 원)과 중·후순위 본 PF 대출(1조 2000억 원)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특히 브릿지론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분양·착공이 지연되면 본 PF 전환율이 떨어져 만기 연장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리스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증권사 수익성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모든 증권사들의 부동산 익스포저 42조 5000억 원 가운데 지난해 4분기까지 누적 손실로 인식된 규모는 전체의 12.9%인 5조 5000억 원에 그쳤다. 대형사들은 총 4조 원, 중소형사들은 1조 5000억 원 정도를 누적 손실로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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