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실물을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12단의 HBM3E를 엔비디아 등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들에 공급해 HBM 분야를 공략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18일(현지 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행사장에서 12단 HBM3E를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2월 말 12단 HBM3E 제품 개발 소식을 발표했지만 대중에 실물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 전시관에서 12단 HBM3E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1초당 최대 1280GB(기가바이트)이며 현존 최대 용량인 36GB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성능과 용량 모두 전작인 8단 4세대 HBM3 제품보다 50% 이상 개선됐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차세대 메모리다. 그동안 세계 D램 시장 1위 삼성전자는 HBM 시장 선점 경쟁에서 2위 SK하이닉스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에 HBM 제품을 아직 납품하지 않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가 활용하는 HBM 공정인 열압착 비전도성접착필름(TC-NCF) 기술이 SK하이닉스의 매스리플로우 몰디드언더필(MR-MUF) 공정에 비해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탓이다.
삼성전자는 12단 HBM3E 선점으로 이 시장에서 역전을 노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AI 반도체 1위 회사인 엔비디아의 최대 규모 행사에서 이 제품을 전시하며 납품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해 HBM 생산능력을 지난해보다 2.5배 끌어올리면서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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