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004370) 회장이 최근 물가 인상과 관련해 “올해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농심 본사에서 열린 제 6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은 “밀가루 한 품목만 가지고 라면 가격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농심은 연결기준 3조4106억원의 매출로 직전해 대비 9.0%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9.1% 오른 2121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한 해 동안 라면은 1조8741억원이 판매되며 전기(1조7218억원) 대비 8.8%가 올랐다. 국내에서만 1조5539억원이 판매됐고, 수출물량은 3202억원이 팔리며 직전해 대비 각각 9.7%, 4.8%씩 증가했다.
특히 농심은 지난해 해외 법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5% 상승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미국법인은 제2공장의 가동으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4%, 131.4%씩 늘었다.
신 회장은 제3공장 설립과 관련해서는 “미국 내 공장 부지 가격이 올랐고, 인건비 등 건설비용이 비싸져 쉽지 않다”며 “올 하반기 제2공장 내 생산라인을 하나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공장은 1공장에서 5억개, 2공장에서 3억5000만개의 라면이 생산된다. 하반기 라인을 하나 더 증설하면 1억5000만개가 추가로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신 회장은 수출 물량이 수요보다 적다는 점과 관련해 국내 부산 녹산공장, 평택 포승공장 등 기존에 확보한 부지를 활용해 수출 물량을 전담하는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부지를 활용해 공장을 설립, 수출 물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신라면, 안성탕면 등 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신 회장은 유럽에 판매 법인을 새롭게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1994년에 첫 해외 법인인 미국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일본, 호주, 베트남, 캐나다 등에 판매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계열 분리와 관련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말 농심 그룹 유통 전문 회사인 메가마트의 신동익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복귀한 지 1년 반 만에 물러나며 계열 분리 작업 수순이라는 의견이 나다. 신 부회장은 메가마트 최대 주주이자 고(故) 신춘호 회장의 3남이다.
메가마트는 신 부회장 56.14%, 농심근로복지기금 17.70%, 율촌화학 근로복지기금 8.67%, 율촌재단 4.85%, 휘닉스벤딩서비스(현 이스턴웰스) 9.54%, 기타 3.10%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인 농심홀딩스(072710)나 다른 농심 오너 일가 지분도 적은 상황이다.
신 부회장이 지난해에만 농심 주식을 6번 매도하며 지분을 줄였고, 메가마트는 엔디에스(농심데이타시스템) 지분을 사들이며 계열분리에 대한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신 회장은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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