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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안방서 존재감 부각…삼성 'AI폰' 앞세워 글로벌 1위 탈환한다

■ 삼성 프리미엄폰 북미서 약진

800달러 이상 스마트폰 시장서

삼성, 애플과 격차 55%P 좁혀

인도 등 시장서도 S시리즈 인기

반독점 소송 등 애플 주춤한 새

'1억대 갤럭시AI' 생태계 '속도'


삼성전자가 올해 애플의 ‘본진’인 북미를 중심으로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을 아우르는 프리미엄(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 공략해 업계 주도권을 되찾아온다는 전략이다. 전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북미 시장의 성장세에 더해 애플이 아직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고 자국 정부로부터도 제재 위기에 놓인 상황도 삼성전자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1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갤럭시 S24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특히 800달러 이상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2021년 62%포인트나 벌어졌던 애플(77%)과 삼성전자(15%)의 프리미엄 시장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55%포인트(애플 73%, 삼성전자 18%)로 좁혀졌다.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한때 애플이 90% 가깝게 장악했던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크게 약진했다고 볼 수 있다.

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이미지 개선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 효과까지 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지역별 실적을 보면 북미 시장은 출하량 기준으로 14%에 그쳤지만 매출액 비중으로는 27%로 2배 가까이 높았다.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경기 둔화에 민감한 중저가폰과 달리 프리미엄폰은 경기 침체기에도 비교적 수요가 꾸준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북미 시장의 갤럭시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4 기본형(256GB)의 미국 출시 가격(859달러)과 맞먹는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소비자들이 평균적으로 삼성전자 제품 중 갤럭시 S시리즈급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택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 S24가 전작 대비 글로벌 판매량에서 10%가량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며 “향후 AI폰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ASP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개선된 성적표는 삼성전자가 치밀하게 짠 전략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3년 만에 애플에 연간 기준 스마트폰 판매 1위를 내준 삼성전자는 중저가폰 판매 확대를 통한 선두 탈환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으면서 중간에 끼인 ‘넛 크래커’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AI폰 등으로 신시장을 꾸준히 개척하면서 애플보다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확실히 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흥 시장에서도 중저가폰으로 시장을 개척한 뒤 점차 고급형 제품으로 유도하는 전략을 실행하면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판매 가격은 업계 평균(18%)보다 높은 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올해 12% 증가한 8000억 루피(약 12조 8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가격대별 제품 출하량은 400달러 미만이 65%, 프리미엄 제품은 20%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고급화 전략 속에 프리미엄 제품의 비율을 점진적으로 더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최근 애플이 ‘폐쇄적 생태계’ 전략을 통한 아이폰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점도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기회다. 미국 법무부는 애플의 차별적 생태계 확장을 시장독점 행위로 보고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갤럭시 생태계’를 키우고 있지만 애플과 달리 유럽연합(EU) 당국으로부터 시장독점 우려가 있는 빅테크를 뜻하는 ‘게이트키퍼’로 지정되지 않아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수세에 놓인 애플의 반격이다. AI폰 경쟁에서 다소 밀린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을 통해 기술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최근 애플은 AI폰에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구글·오픈AI는 물론 중국 바이두와도 협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전 세계 출하량 1위의 압도적인 소비자 팬덤을 갖춘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AI 성능을 확보한다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이폰16이 나오면 AI폰 경쟁력에서 다시 삼성전자와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며 “먼저 제품을 출시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기존 스마트폰과 아이폰에 없는 AI 기능을 지속적으로 내놓아야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독점 소송과 AI 늑장 대응으로 위기에 처한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을 때까지 ‘AI폰 골든타임’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연내 1억 대 기기에 AI를 탑재한다’는 목표로 28일부터 ‘갤럭시 S23’을 포함한 구형 스마트폰에 AI 기능 탑재를 시작한다. 이어 7월께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플립6·폴드6’을 출시해 AI폰 수요를 최대한 선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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