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첨단기술 분야의 대중 수출통제 등 미국과 얽힌 경제 문제 해법 모색에 나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전화 통화를 가진 뒤 이뤄지는 이번 방중을 통해 양국은 경제·금융 현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옐런 장관은 방중 전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의 생산 문제에 객관적으로 접근하라”며 맞서고 있다.
4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 등은 옐런 장관이 4~9일 광저우와 베이징 등을 방문해 중국 정부 고위 관리들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는 옐런 장관이 이번 방중에서 양국 경제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해 집중 외교를 구축할 것이라며 리창 총리, 허리펑 부총리, 란포안 재정부장(재무장관),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의 중국 방문 소식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2일 전화 통화 직후 알려졌다.
중국 전문가들은 옐런 장관의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중국 제재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장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밝힌 ‘샌프란시스코 비전’에 기반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를 기대했다. 가오링윈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한 번의 회담만으로는 양국 간 차이점을 모두 해소할 수는 없지만 이번 옐런 장관의 방문이 두 정상이 회담에서 밝힌 양국의 핵심 우려 사항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의 이견이 워낙 큰 만큼 구체적인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방문 길에 오른 옐런 장관은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태양전지, 전기 배터리,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이 분야에서 과잉생산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청정에너지 산업 관련 중국산 저가 제품에 따른 피해를 보호하기 위해 관세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리용 중국국제무역협회 선임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생산능력은 글로벌 시장 수요와 효율성, 방대한 내수 시장의 규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미국은 객관적인 관점에서 중국의 생산능력 문제를 봐야 한다”며 “과잉생산이라는 평가는 디리스킹(위험 제거) 논리에 따라 중국을 비방하려는 악의적인 캠페인이 아니라면 사실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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