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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보다 학력 보는 사회…노동개혁해야 교육도 개혁

[국정리셋 대전환 <2> 화석화된 노동시장]

"학벌 좋아야 취업 우위" 인식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 27.1조

좋은 직장 대물림 고착화 우려





노동 개혁과 교육 개혁이 한데 묶여 있으며 교육 개혁을 위해서는 노동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시장에서 능력보다 학벌을 우선시하는 풍조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교육 개혁이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재작년보다 4.5% 늘어난 27조 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23조 4000억 원을 기록한 후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중에서도 대학 입시와 관련이 깊은 고등학생 사이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두드러진다. 사교육을 받는 고등학생은 1인당 74만 원을 온라인 강의와 학원 등에 지출했다. 중학교(59만 6000원)와 초등학교(46만 2000원)에 비해 지출 규모가 훨씬 컸다. 특히 대치동 등 학원가가 밀접해 있는 서울의 경우 고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98만 8000원으로 100만 원에 육박했다.



학계에서는 한국에서 이처럼 사교육비 지출이 두드러지는 이유가 노동시장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 노동시장에서는 능력보다 학벌이 첫 직장을 결정하는 데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매달리는 것은 특정 학교와 전공이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교육 개혁을 위해서는 노동 개혁을 함께 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와 같이 대·중소기업과 정규·비정규직 사이에 임금격차가 큰 구조에서는 더더욱 양질의 정규직에 들어갈 때 유리한 학벌을 취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특유의 교육열도 노동시장 진입기가 중요한 한국적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노동 개혁 없이는 교육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학벌과 좋은 직장의 대물림이 고착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이 800만 원 이상일 경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7만 1000원으로 300만 원 미만(18만 3000원)보다 3배 이상 많다. 사교육비 지출은 학생 성적과도 상관성이 높다. 성적 상위 10% 이내의 경우 사교육비가 61만 6000원으로 하위 20% 이내(33만 6000원)의 두 배 수준이었다. 교육 지출 여력이 높은 고소득층일수록 사교육비 투자를 늘려 좋은 학벌을 취득하고 이후 취업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가구 소득의 3분의 2가 노동 소득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높은 학력을 바탕으로 대기업에 취업한 사람이 자녀에게도 사교육 투자를 할 여력이 크다는 해석 또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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