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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갤러리 문화 선도"…필드에 뜬 착한 팬클럽

박현경 팬클럽 '쓰담쓰담' 캠페인

코스 돌며 응원·쓰레기 줍기 병행

플로깅서 착안…자발적으로 뭉쳐

박현경 팬클럽 회원이 대회 중 코스의 쓰레기를 줍고 있다.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의 팬클럽인 ‘큐티풀 현경’의 회원들은 골프 대회장을 찾을 때마다 응원 문구가 적힌 피켓과 함께 또 하나의 물건을 준비한다. ‘쓰담쓰담’이라는 문구가 적힌 리유저블(다회용) 쓰레기봉투다. 대회장 곳곳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다.

14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이 끝난 인천 영종도의 클럽72 하늘 코스에서도 회원들의 쓰레기 줍기는 계속됐다.

팬클럽 회원들이 자체 제작한 리유저블 쓰레기봉투.


일회용 컵과 담배꽁초·휴지 등으로 가득 찬 쓰레기봉투.


플로깅(plogging·산책이나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봉사 활동)에 착안해 팬클럽 차원에서 시작한 ‘쓰담쓰담’ 캠페인이다. 경기 중 발생하는 쓰레기를 자발적으로 주워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동시에 올바른 갤러리 문화를 선도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팬클럽 자체 프로젝트다. 캠페인에 사용되는 쓰레기봉투는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했다. 회원들이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참여해 만들었다.

선수를 따라 18홀을 돌다 보면 봉투는 어느새 일회용 컵과 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로 가득 찬다. 경우에 따라 하루에 두세 번 경기장에 비치된 쓰레기통에 비워내야 할 정도로 양이 많은 날도 있다. 팬클럽 매니저 이기일(48) 씨는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펼쳐야 할 골프장에 쓰레기를 버리는 잘못된 갤러리 문화를 바꾸고자 한다”며 “대회 후반부로 갈수록 카트 도로 등에 떨어진 쓰레기가 보이지 않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 서문호(39) 씨는 “응원도 하면서 쓰레기까지 주울 수 있어 의미가 깊다. 우리를 시작으로 많은 분들이 동참하면 좋겠다”고 했다.



유니폼 상의 목 뒷부분에 팬클럽 이름을 새긴 박현경.


팬들의 마음 따뜻한 선행에 박현경도 유니폼 상의 목 뒷부분에 팬클럽 로고를 붙이며 화답했다. 그는 “처음 아이디어를 듣고 이런 캠페인을 할 수도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며 “팬클럽 이름을 로고처럼 붙이는 데 대해 스폰서 기업들이 불편해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 선수와 팬이 한마음으로 이런 선한 일을 할 수 있어 항상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쓰담쓰담 캠페인은 19일부터 경남 김해 가야CC(파72)에서 열리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대회 시작까지 며칠 남았지만 회원들이 모인 카페에는 캠페인에 참여하겠다는 팬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매니저 이 씨는 “올바른 갤러리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이어지는 대회에서도 쓰담쓰담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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