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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격차 위해 보조금 필수…CPTPP 가입도 적극 추진해야"

[딥 임팩트 차이나 쇼크가 온다]

<6·끝> 전문가 긴급 좌담회

사회=김영필 경제부장

中 전방위 투자로 韓과 낸드플래시 기술격차 2년 반으로 좁혀

반도체 설계 등 취약부문에 보조금 '선택과 집중' 고려해볼만

통상 핵심은 공급망·경제안보…'한미일 공조' 초당적 유지를

트럼프 재선 가능성 반반…당선돼도 IRA 완전폐지는 힘들듯

'딥임팩트, 차이나쇼크가 온다'를 주제로 15일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열린 긴급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순 세종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 연구위원.




“반도체처럼 초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산업에 대한 보조금은 당연히 줘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도 주는 마당에 기업에만 맡겨 두면 초격차 유지가 어렵습니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미중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국익과 경제 안보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반도체처럼 독자적인 무기가 될 수 있는 산업을 더 키워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미국 주도의 공급망과 첨단기술 재편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한미일 공조에 대한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조와 지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고려하면 여야가 외교·통상 문제에 관한 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를 지낸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15일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열린 긴급 좌담회에서 “총선 결과 국회 다수당이 된 야당이 대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에 적극적일지 걱정이 된다”면서도 “한국의 반도체 세액공제 금액은 굉장히 작다.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가 되는 시대임을 고려하면 보조금 지급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순 세종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의 생각도 큰 틀에서는 같다. 그는 “대만의 경우 TSMC를 경제 안보의 핵심 축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 대응 능력을 높이면서 최근 4~5년 사이 기술적으로 판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중국은 항공 등 특수반도체에 자본을 투입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을 한국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한국과의 기술 격차가 2년 반 정도”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경제성이 약해서 투자하지 못했던 전력반도체나 우주항공 부문 반도체는 국내에 수요가 거의 없어서 해외 의존이 심하다”며 “외국 보조금 정책의 목적이 공급망 안정에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런 기업을 국내에 유치하는 보조금 제도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 연구위원은 ‘한국판 엔비디아’ 육성에 보조금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반도체 설계와 시스템반도체, 그리고 인력 문제 등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는 데 (보조금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엔비디아 등의 기업을 유치할 때 보조금을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엔비디아는 약 3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경우 10만 명이 넘지만 시가총액은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6배는 된다”고 덧붙였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대외적으로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과 한미일 공조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 고문은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계획인 ‘신(新)통상 전략’에 대해 “키워드는 공급망 안정화와 경제 안보”라며 “CPTPP 가입 문제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한미일은 같이 가야 하는 길”이라며 “한미일 안보 협력 체제가 국회에서 지지를 못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동맹국들이 한국을 신뢰할 수 있을지가 큰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송 선임 연구위원 역시 “외교에 있어서는 초당적인 협력이 돼야 한다”며 “정부나 국내 권력이 바뀌면서 기조가 왔다 갔다 하면 우리가 우스워지는 것이다. 대외 정책에서는 일관되게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논란이 큰 사과 수입에 관해서도 수입이 옳은 방향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최 고문은 “사과는 당연히 수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주력 상품인 자동차를 포함해 제조업의 해외 수출로 먹고사는데 다른 나라 물건을 안 산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선임 연구위원도 “CPTPP 가입 시 농민들의 피해가 분명히 있을 수 있지만 피해 부분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지원해주면 된다”며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필요성을 감안하면 여당과 정부, 야당이 이 부분을 논의해 건설적인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반’이라는 입장이다. 최 고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현직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지만 미국 내의 공화당 결집이라든지 이런 상황을 보면 (트럼프의)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최악은 트럼프가 당선되고 상·하원을 공화당이 다 장악하는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송 선임 연구위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트럼프가 될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축소할 수는 있겠지만 완전한 폐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추가로 최 고문은 사이버 안보와 디지털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경제와 관련해 우리가 소홀한 부분이 사이버 공격”이라며 “민간 부문이 준비가 덜 돼 있는 측면이 있어 정부가 선별적으로 핵심 분야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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