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후 당 수습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수도권·3040세대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전면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당선돼 5선 고지에 오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박상수(인천 서갑)·이승환(서울 중랑을)·함운경(서울 마포을)·박진호(경기 김포갑)·류제화(세종갑) 등 4·10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들을 초청해 총선 참패 분석 세미나를 연다. 앞서 윤 의원이 18일 김용태(경기 포천가평)·김재섭(서울 도봉갑) 등 국민의힘 수도권 당선인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연 지 나흘 만이다.
낙선한 원외 조직위원장들이 19일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간담회에서 영남권 지도부의 전략 실패, 수직적 당정 관계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만큼 이번 세미나에서도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비롯한 적극적 쇄신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 곳곳에서는 원내·외 청년 정치인들의 모임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김재섭·김용태 당선인은 22대 국회 초·재선 의원 모임 구성을 추진 중이고 ‘험지’에 출마했던 3040세대들을 중심으로 한 모임 ‘첫목회(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 모인다는 뜻)’은 17일 결성을 마쳤다. 이승환(서울 중랑을)·이상규(서울 성북을)·전상범(서울 강북갑) 등 9명의 창립 회원으로 출범했던 첫목회는 류제화(세종갑), 김효은(경기 오산), 정우성(경기 평택을) 전 후보 등이 합류해 14명으로 늘었다.
첫목회 간사를 맡은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첫목회는 앞으로 보수 정당의 젊은 정치인들의 모임으로서 우리 세대에 필요한 정책을 논의하고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추후 정기모임, 세미나, 토론회 등을 통해 보수 정당 개혁과 정치 변화를 함께하는 멤버들을 확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이들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당을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하려면 ‘당원투표 100%’인 전당대회 룰부터 고쳐야 하는데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한 영남권 유력 인사들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상현, 나경원, 안철수 등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 나서서 구심점 역할을 한다면 비윤계가 급속히 세력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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