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쳐 현재 4차 산업혁명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제 ‘인류혁명’ 시대가 왔습니다. 올해가 인류혁명 시대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고 앞으로는 인간 존엄성이 화두가 될 것입니다.”
안종배(사진) 국제미래학회 회장(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은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인간의 노력에 의해 유지돼 왔던 생산성은 앞으로 인공지능(AI)이 대체할 것이고 AI는 인간 존엄성을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7년 세계적인 미래학자 30여 명이 주도해 설립한 국제미래학회는 국내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학회는 과학·기술·정치·경제·인문·사회·환경·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문화·교육·직업 등 여러 분야에서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고 지속 성장과 발전에 기여함을 목표로 한다. 안 회장은 2019년 제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고민한다는 뜻인 ‘인류혁명’이라는 용어는 안 회장이 만들었고 최근 미래학자들이 앞으로의 사회 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이 인용되고 있다. 미래학, AI, 메타버스, 스마트 콘텐츠·마케팅이 주 연구 분야인 그는 “지금 AI를 필두로 새로운 문명의 변화가 일고 있다”며 “과거에는 인간이 농업·산업 제품 등의 기획과 생산까지 모두 다 했지만 이제 인간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AI의 발전이 가속화되며 인간이 쓸모 없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인간 존엄성을 강화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미래학회는 3년간의 논의를 거쳐 AI 사용자를 위한 ‘인공지능 사용 윤리 10계명’을 만들어 최근 발표했다. 내용은 △인간이 주체가 되고 인류의 행복이 목적이 돼야 함 △인간의 권리·자유를 침해하지 말 것 △타인의 개인정보·사생활을 침해하지 말 것 △다양성 인정 및 거짓·편향·차별을 필터링할 것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목적으로 사용 금지 등이다.
안 회장은 “10계명은 AI를 사용함에 있어 인류에게 유해하지 않고 유익하게만 활용되도록 하는 내용”이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 AI의 발전이 사회적 공익과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지침이 돼야 함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요즘 공상과학 영화와 소설의 단골 주제는 AI다. 대부분 내용은 AI에 의해 인간이 지배당하고 결국 인간은 AI와 전쟁을 치르기도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중요한 점은 지금 우리가 AI에 지배를 당할지 아니면 AI를 지배해 우리 삶을 더욱 편안하게 할 것인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라며 “인간이 만든 AI는 인간을 위해 쓰여야 하는 게 당연하고 이를 위해서는 AI의 모든 활동은 인간 존엄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안 회장은 “우리가 어떻게 AI를 잘 활용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인간이 했던 일을 AI가 한다고 일자리를 뺏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인간이 하는 일은 AI에 명령을 내리는 것이고 따라서 AI를 잘 사용하는 법을 배우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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