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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쌓이는데 처우는 열악…檢 떠나는 저연차 검사들

고참 비율 38%…검찰 간부화 심화

로펌 가는 10년차 이하 작년 40명

법무부, 고검검사 지검 발령 검토

연합뉴스




고참 검사급으로 분류되는 고검검사 비율이 계속 증가하는 등 ‘검찰 간부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법원의 공판중심주의 강화 등 검찰의 수사 난도가 갈수록 높아지는데 박봉과 정치 외풍 등이 겹쳐 10년 차 이하 검사 이탈이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검찰 간부화가 지속되면서 고참도 일선에서 뛰는 '현장 검사'로 인사 방침을 개선한다는 계획을 검토하는 상황까지 왔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전체 검사 인원 2058명 중 고검검사는 783명으로 비율은 38.1%를 기록했다. 고참검사 비율은 지난 10년 간 단 한 차례의 예외없이 매년 빠르게 상승했다. 2014년 27.1%를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38.4%까지 오르며 전국 검사 10명 중 4명이 고참급 검사일 정도다.

저연차 검사들이 검찰을 떠나는 이유는 업무 과중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사지연 현상이 만성화 되는 상황에서 '모든 사건의 사법화'로 검찰로 들어오는 사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10년 차 이하 검사 퇴직 숫자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20명대를 유지하다가 2022년과 지난해 40명 수준으로 2배 가량 늘어났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검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면서 사건 처리가 상당히 지연되고 있다"며 "수사 지연이 이어지면서 소환조사도 많이 사라져 1~2년차 검사들 중 소환조사를 해본 적 없는 검사들도 굉장히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법원의 공판중심주의 강화도 한몫한다. 과거에는 자백만 받으면 수사에 속도가 붙었지만 이제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입증해야 한다. 대검찰청의 한 검사는 "과거에는 증거가 종이 몇 장 수준이면 됐는데 이제는 전화번호부 책 두께 정도 되는 직간접 증거도 확보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절대적인 사건 수도 많다. 법무부에 전국 검찰청에 접수되는 형사사건 수는 한해 110만~170만 건 정도로 검사 1인당 사건수는 일본과 유럽국가 평균보다 각각 2배, 4배 이상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대적인 처우 문제가 젊은 검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핵심적인 이유가 된다. 공무원 호봉제의 적용을 받는 검사는 1호봉의 경우 올해 기준 월 343만 원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로펌 1년차 변호사의 월급은 13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진다.

검사 정원이 법으로 제한돼 있다보니 신규 검사를 뽑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달 법무부는 13회 변호사시험 출신 93명 검사를 신규 임용했다. 사법연수원 30~39기 당시만 해도 110~140명 가량 검사를 뽑은 것과 차이가 난다.

고참 검사급 비중이 이처럼 커지면서 법무부는 단기적인 해결책으로 지검에 근무하는 고참급 검사들의 업무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고검에서 근무하는 검사를 지검에 발령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급여 등 상대적인 처우가 좋지 못하면 사회적인 대우라도 좋아야 하는데 최근 검찰의 사회적 평가와 위상이 떨어진 것이 현실”이라며 “수사 지연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간부화 되는 검찰 조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부분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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