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취임 후 첫 분기 실적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정 회장이 강조한 ‘본업 경쟁력 강화’가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건설과 e커머스, 편의점 자회사 등의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이마트의 연결 실적을 깎아내리고 있는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이마트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7조 2067억 원, 영업이익 471억 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137억 원에서 245% 수직상승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9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27억 원)의 11배에 육박한다.
지난해 4분기 85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마트가 한 분기 만에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본업인 이마트가 선전한 덕분이다. 적자를 낸 연결 자회사 등의 실적을 제외하고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실적만 별도로 보면 매출은 4조 2030억 원으로 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32억 원으로 44.9% 늘었다.
이마트의 실적 개선에는 강화한 가격 경쟁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올 들어 직소싱과 대량 매입 등의 유통 노하우를 총동원해 50여 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오픈런’이 최근 부쩍 잦아졌고 대량(벌크) 구매 패턴도 다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1분기 매출 9157억 원, 영업이익 30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1.9%, 313.5% 증가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와 신세계프라퍼티 등 자회사들도 뒤에서 밀었다. SCK컴퍼니의 1분기 매출은 7346억 원, 영업이익은 327억 원으로 걱걱 7.6%, 60%씩 늘었다. 국제 원두 가격 하락, 폐기량 감축 등 원가 개선 노력에 힘입은 결과다. 신세계프라퍼티도 스타필드 실적 호조로 1분기 매출 781억 원, 영업이익 122억 원으로 각각 11.0%와 320.6% 증가했다.
반면 신세계건설과 이마트24 등은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해 1분기 10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신세계건설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89억 원 더 늘었다. 정 회장이 취임 후 단행한 첫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통해 신세계건설 대표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재무 건전성 확보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마트24의 영업손실도 지난해 39억 원에서 올해 131억 원으로 236% 불어났다.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와 점포 운영 시스템 개선 비용 집행 등이 영업손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e커머스의 적자 규모는 줄어들었다. SSG닷컴과 G마켓의 1분기 영업손실은 각각 139억 원, 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22.0%씩 줄었다. 핫딜에 수익성 좋은 제품을 중점 배치하고 물류 센터에 AI 시스템을 도입해 물류 효율성을 높인 점 등이 적자 폭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3사 기능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싱 노하우로 가격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온∙오프라인 협업을 통해 견조한 성장을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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